[이슈 포커스] 웨인 루니의 몸값은 과도한 거품일까? 단언컨대 NO!
입력 : 2014.02.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잉글랜드 축구계의 간판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간판 아이콘' 웨인 루니의 재계약 여부는 이미 6개월 이상을 끌어온 전세계적인 이슈였다. 재계약을 향한 맨유의 안타까운 러브콜과 루니의 반향 없는 냉정함은 전세계 축구팬 초미의 관심사였다. 관심을 기울였던 그들이 비록 친 맨유였건 반 맨유였건 간에 말이다.

친 맨유팬들 사이에서는 루니가 맨유를 떠날 경우, 다른 말로 해서 맨유가 루니를 잡을 수 없을 경우, 맨유는 그저 그런 클럽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그 이면의 이야기는 맨유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루니를 잡아야 한다는 간절한 외침이 숨어 있었다.

반 맨유팬들 사이에서는 루니와 맨유의 결별은 너무나 간절한 바람이었을 터이다. 이미 진부할 수 있는 고사성어를 빌리자면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인 상황인 것이다. 맨유뿐 아니라 잉글랜드, 잉글랜드를 넘어서는 팬들의 지지도 면에서 맨유 내에서 루니를 능가하는 스타 플레이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루니가 맨유를 떠난다면 맨유는 잉글랜드 내에서든, 글로벌면에서이든 그저그런 이미지로 전락할 수 있으니 라이벌들에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겠는가? 리버풀, 첼시, 아스널, 맨시티 등의 우승권 경쟁을 벌이는 클럽의 입장에서는 더욱 설득력을 갖는 이야기이다.

이런 연유로 인해 맨유가 루니와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접한 축구계에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제 만으로 30대에 접어드는 루니가 주급 5억원이 넘는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면에서 팽팽한 전선이 형성된다. '뜨는 해'가 아닌 '지는 해'에 가까운 루니와의 재계약은 맨유에게 '돈 낭비'라는 지적이다. 그들이 친 맨유이든, 반 맨유이든, 비슷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맨유의 과도기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루니와의 재계약 체결 이후 "루니가 맨유 선수 최초로 250골 넣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고, 루니는 "8 월이면 맨유에 온 지 10년이 된다. 그 동안 훌륭한 선수들과 플레이하고 모든 것을 쟁취했다. 그것은 처음 왔을 때 원했던 것이다. 이제는 젊은 선수들을 도울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의 의미 부여가 미디어를 비롯한 외부세계에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할까? 이들이 말로만 포장하면 축구계에서 그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순진할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정권 교체기의 과도기에 돌입한 맨유로서 루니와의 재계약은 주급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성공'의 필수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미 말한 것처럼 루니의 존재는 단순히 경기를 잘하는 한 명의 선수를 넘어선다. 잉글랜드 뿐 아니라 유럽과 글로벌 축구계어서 하나의 아이콘으로서 자리잡았다. 맨유의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이나 잉글랜드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 그 여부와 관계없이 루니의 포지션은 그러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대표팀에,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갖는 각각의 의미처럼 말이다.

지급하는 주급의 단위와 상관없이 맨유와 루니의 재계약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첼시에서 후안 마타를 영입한 데 이어 이루어진 루니와의 재계약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맨유의 입지가 여전히 당당함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의미가 강하다. 이번 시즌 말미의 EPL 랭킹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어 놓자. 유럽 축구계의 클래스로 인정받는 마타와 루니를 가졌다는 것은 이적 시장에서 맨유가 갖는 입지를 강화시키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번 시즌을 망쳐도 다음 시즌을 담보할 수 있는 '씨앗'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루니의 나이를 빌미로 맨유가 과도한 비용을 지급했다고 하는 주장은 나름 일리가 있으나 전폭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미국의 언론 '뉴욕타임스'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피겨 스케이팅이 아닌 수학이었다"고 지적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루니와의 재계약에 실패했을 경우,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실한 맨유가 '동일한 액수'의 돈을 들이고도 루니 이상의 클래스를 영입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B급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맨유에, 합류하는 순간 도매금으로 B급이 되는 맨유에 누가 합류하겠는가? 그리고 로빈 판 페르시를 비롯한 맨유의 현 에이스들의 잔류를 향후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루니와 맨유의 재계약의 타당성은 나이와 주급의 액수만으로는, 단순히 수학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와 연관지어 계산할 때에만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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