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폭행 논란, '꿀밤' 수준이면 괜찮은걸까
입력 : 2014.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K리그 최고령 감독으로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온 박종환 성남FC가 감독이 선수 폭행 논란에 휩싸이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 감독은 잘 하라는 의미에서 한, 애정 어린 꿀밤 수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사건의 파장을 고려할 때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 도중 전반전이 끝난 뒤 프로 6년차 미드필더 김성준과 신인 김남건의 얼굴을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성남FC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졌고, 논란이 커지자 박 감독은 "잘 하라는 의미에서 꿀밤을 때렸다"면서 누군가 자신을 음해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체 조사에 들어간 성남FC는 이내 "박종환 감독이 선수에게 신체 접촉을 한 것을 인정한 뒤 두 선수에게 사과했고 당사자들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 감독 선수간 '벌'이라는 측면에서 물리적인 행위가 오갔음을 인정했다.

박종환 감독의 경우 화려한 업적과는 별개로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 성남FC로 컴백 이야기가 나올 당시에도 이런 걱정들이 쏟아졌었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 됐다.

성남FC는 이에 대해 정확한 진상 조사를 거쳐 다음주 초에 최종 징계를 확정할 것이라며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박 감독은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실 축구계 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체에서 지도자들의 폭력은 한국 스포츠계의 뿌리깊은 문제로 존재해 왔다. 지금은 의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음성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애정 어린 꿀밤 수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것이 꿀밤이었던 손찌검이든 선수들에 대한 일종의 벌로 몸에 손을 댔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일이 프로에서 또 벌어졌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든 프로의 모습들이 대학이나 중고등학까지 유소년 축구에 미치는 영향은 어머어마하다. 만약 이번 일이 용인된다면 '프로에서도 있는 일인데...'하며 선수들의 몸에 손을 대는 일이 없으란 법이 없다. 설령 그것이 꿀밤이었더라도 그렇게 변명될 수많은 축구계 폭력들을 생각하면 끔찍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번 사건은 엘리트 스포츠의 한계를 넘어 '즐기는 축구'를 정착시키려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의지에도 반하는 행동이다. 존경받아야 마땅한 K리그 최고령 사령탑이 논란에 휩싸인 건 아쉬운 일이지만 박종환 감독이 중징계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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