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포항의 힘…빈 자리는 새 얼굴이
입력 : 2014.04.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도용 기자= 파죽지세.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세력이 강해 걷잡을 수 없이 나아가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올 시즌 포항 스틸러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포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2791일 만에 서울 원정에서 얻은 승리다. 이 날 승리로 포항은 리그 선두로 다시 올라섰다.

올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포항은 지난 3월 18일 열렸던 산둥 루넝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부터 서울과의 경기 전까지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포항은 걱정이 많았다. 그동안 11경기에서 단 한경기도 이기지 못한 서울 원정에서 올 시즌 포항의 에이스로 거듭난 이명주가 경고 누적, 주전 측면 수비수 김대호, 신광훈 등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하기 때문이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는 평소 경기보다 몇배는 더한 힘이 필요하다.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이어서 황선홍 감독은 “우선 주전으로 나서던 측면 수비수들이 다 바뀌었다. 측면 공격수들도 재성이와 수일인데 그 둘은 측면 공격수로 많이 뛰지 않은 선수들이며 명주가 없어 원톱 전술을 들고 나와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이라며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황선홍 감독의 우려대로 포항은 경기 초반 유창현의 연이은 슈팅 이후 주도권을 서울에게 내주기 시작했다. 부상 재활 후 올 시즌 첫 출전한 주장 황지수는 아직 몸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며, 측면 공격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포항은 수비진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 점유율에서 포항은 43퍼센트 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서울에게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포항은 서울의 공격에 흔들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박선주와 박희철은 끝까지 몸을 날렸으며,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포항의 베테랑 김태수와 김광석은 선수들의 밸런스를 맞추며 경기를 안정시켰다. 신화용 역시 신들린 선방으로 실점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무너지지 않던 포항은 후반전 단 한번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김승대가 김재성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서울의 김진규, 김주영을 제친 뒤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 날 김승대의 유일한 슈팅이었으며, 포항이 기록한 3번째 슈팅의 마지막 슈팅이었다.

포항은 이후 주장 황지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인 열세에 몰렸다. 서울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하며 경기 막판 골을 노렸지만 포항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포항은 이 날 무실점을 기록하며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경기 후 김승대는 “명주 형이 빠졌지만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면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 걱정하지 않았다”며 “선수들 모두 누군가의 빈자리는 경기장에 뛰는 선수들이 메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과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포항의 비결에 대해 알게 해줬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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