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예스 경질설, 잘못된 길 가려는 맨유
입력 : 2014.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퍼기경'의 후계자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올드 트라포드에 입성한 데이비드 모예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한 시즌이 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맨유는 아직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22일(한국시간) 온라인판의 머릿기사로 모예스의의 경질이 임박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사실상 확정됐음을 전하고 있다.

설마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질 기미가 모이자 모예스의 경질이 과연 올바른 결정이냐는 것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리를 내놔도 벌써 내놨어야 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섣부른 선택이라는 생각도 존재한다. 굳이 후자의 편을 더 들자면, 맨유가 올 시즌 이렇게 부진했던 건 비단 사령탑의 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수십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알렉스 퍼거슨의 그림자를 단 시간내 벗어버리는 게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된 감독 교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사실 그 폭의 문제이지만 맨유의 성적 부진은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시즌 통산 20번째 1부리그 우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맨유는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에 반해 경쟁자들은 톱클래스 자원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전력을 살찌웠다.

더욱이 누구 지휘봉을 잡았든 23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퍼거슨 감독이 떠나며 생긴 정신적인 공백을 아무렇지 않게 메울 수는 없는 법이다. 퍼거슨 감독은 직접 자신의 후계자를 모예스로 정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퍼기'가 있고 없고는 아주 큰 차이가 있고 쉽게 메워질 수 없다.

그 만큼 여러 핸드캡을 갖고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모예스 감독이다. 연장 선상에서 퍼거슨 감독 역시나 올 시즌의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한편으로 좋을 수 있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맨유다. 실제 퍼거슨도 맨유 부임 이후 첫 시즌의 어려움을 피해가지 못했다. 맨유를 13번이나 우승을 이끌었지만 그도 올드 트라포드의 주인이 된 지 7년 만인 1992/1993시즌에서야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은 그때처럼 인내심을 갖기가 힘든 상황인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많은 핸디캡을 갖고 출발한 만큼 기회를 더 줄 필요도 있었다.

친정팀의 몰락이 누구보다 가슴 아플 맨유의 레전드인 게리 네빌 역시 모예스 경질설이 확산되자 "맨유는 내가 30년 동안 몸담아온 클럽이다. 항상 믿고 있고 나는 모예스 감독과 6년 계약을 했다면 그에게 합당한 기회와 시간을 줘야한다"고 맨유가 잘못된 길로 가려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아직 모예스의 최종 거취가 확정되지 않았고, 감독 교체가 팀이 다시 일어서는데 충격 요법이 될 수도 있지만 매우 위험한 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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