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Moyes] 맨유, 챔스 탈락 여파 생각보다 심각하다
입력 : 2014.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2013/2014시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어 근래 가장 초라한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축으로 의욕적으로 출발했건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에서는 일찌감치 떨어져 나갔고, 마지막 목표였던 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놓쳤다. 시즌 내내 비난에 시달렸던 모예스 감독은 결국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경질 통보를 받았다.

맨유로서는 걱정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바로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후폭풍이다. 경제적으로야 당장 다음 시즌 수입이 급감한다던가 하는 큰 충격은 없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면까지 고려하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제법 많다.

먼저 구단 수입 부분을 보자. 영국 BBC에 따르면 맨유는 2012/2013 시즌에만 총 3억6300만 파운드(약 63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 순익은 1억4600만 파운드(2552억 원)에 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구단이라는 타이틀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내줬지만 여전히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익 규모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하는 다음 시즌에는 수입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BBC는 "맨유가 2014/2015시즌에 최고 5000만 파운드(약 874억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는 예상 총수입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챔스 탈락 한 방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의 1/10이 날라가는 셈이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건 내년 시즌에는 어떻게든 팀을 정상화 시켜야 되는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챔피언스리그에 한 시즌 못 나가간다고 해서 팀이 급격히 흔들리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길어지고 반복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맨유가 스폰서 왕국이라 한들 부진이 계속된면 현재의 스폰서들은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고, 새 스폰서로 합류하려 했던 기업들은 투자를 망설일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맨유가 당장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다는 보장은 없다. 전망은 오히려 부정적이다.

최우선으로 전력 보강이 시급한데, 데려올 선수나 감독이 마땅치 않다. 감독의 경우 현재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나 위르겐 클롭(도르트문트) 등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A급 선수들 역시 챔피언스리그에 못 나가는, 미래가 불투명한 맨유에 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

맨유로서는 몇 년간 암흑기를 가진 리버풀의 사례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리버풀은 2009/2010시즌을 마지막으로 다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하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연이어 꿈의 무대 진출에 실패한 리버풀은 슈퍼스타들이 점차 사라져갔고 한 동안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다행히 올 시즌에는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고 리그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지만 지금의 결과를 얻은 건 브렌단 로저스라는 전술가의 지휘 아래 다니엘 스터리지와 라임 스털링처럼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성장시킨 결과였다. 지난 5년이 리버풀에게는 굴욕의 시간이었던 것처럼 맨유가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맨유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감독 경질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채 다음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팀을 다시 재건할 수 있는 감독을 데려오는 게 우선 순위지만 지금으로선 풀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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