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의 독일 리포트] 독일의 ‘해외 축구지도자 연수’를 알아보다
입력 : 2014.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난 안익수 감독은 K리그에서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소속팀 선수들에게도 독서를 권유할 정도로 책과 가깝다. 현장에서 물러난 안익수 감독은 쉬는 시간도 잠시, 은사인 게로 비잔츠의 초대를 받고 독일로 떠났다. 쉬지 않고 연구하는 안익수 감독이 현대 축구의 중심인 독일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전한다.

축구 최고지도자를 육성하는 독일 축구협회의 중앙 교육시설을 방문했다. 쾰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헤네프라는 작은 도시의 녹음이 우거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아카데미는 1947년에 설립되어 쾰른체육대학에 캠퍼스를 두고 있었으나 2011년 헤네프로 소재지를 옮기고 2005년부터 학교명칭도 헤네스 바이스바일러 (이하 HWA)로 변경했다. 나의 스승인 게로 비잔츠 감독이 1971년에서 2000년까지 아카데미 책임자로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일정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독일 축구 상위 3개 클래스에 공식적으로 임명받을 수 있다. 지도자로의 입문을 위해서 뿐 아니라 더 나은 지도자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가능성’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독일 축구협회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그 한 예가 외국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도 연수프로그램이다.

독일축구협회의 마륵 헤쓰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담당하고 있는 해외 지도자 연수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해외 축구지도자 연수의 취지와 배경은 무엇인가?
독일 축구협회에서 제공하는 해외 축구지도자를 위한 연수프로그램은 1977년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그 동기는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가에서의 축구환경 발전에 기여하고자 독일 외무부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아프리카지역의 축구지도자를 독일로 초청해 선진축구 시스템과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해외 축구지도자 연수프로그램 (International Coaching Course)은 일반과 프리미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코스는 후진국 출신의 축구지도자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3주간의 연수경비를 외무부에서 지원하지만 외국의 최고지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열흘간 진행되는 프리미엄코스는 참가자들이 자체적으로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각각의 연수프로그램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는가?
일반코스의 경우 독일축구협회의 기준에 따르는 B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있는 이론과 실기내용을 다루는데 11~16세 대상의 유소년축구감독을 양성하는 것이다. 프리미엄코스는 이미 정상에 도달해있는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각 내용별 최고의 수준과 흥미를 선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현직 프로축구에서 활동하는 축구인들을 비롯해 스포츠 심리학자, 스포츠 의학자들을 초청해 세계 축구계의 최신동향과 분석에 대해 심도 있는 강의를 듣는다. 분데스리가 구단 방문과 경기 관람,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대담 등의 다채로운 현장학습도 마련된다.

연수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수료증을 수여한다. 독일축구협회에서 발급하는 라이선스는 독일에서만 인정되는 것이므로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본인이 취득한 수료증을 국제연맹에 제출해 인정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권 출신의 지도자들은 이 연수를 통해 취득한 수료증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해 그에 준하는 라이선스 레벨로 인정받을 수 있다.

참가자의 선정 또는 참가신청은 어떻게 진행되나
외무부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일반코스는 우리 측에서 AFC 등의 국제축구연맹과 각국의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연수가 개최됨을 알리고 참가를 희망하는 지도자들은 자국의 축구협회나 대사관을 통해 신청서를 접수시킬 수 있다. 프리미엄코스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거치지만 외무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소요예산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일반코스의 경우 약 10만 유로 정도 예산을 소요하는데 전 비용은 외무부의 지원을 받는다. 참가자들을 위해 숙소와 식사, 운송, 경기관람 등을 지불하고, 항공료는 참가자가 50퍼센트, 독일축구협회에서 50퍼센트 지원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두 가지의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목표에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후진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것인데 아직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나 후진국으로부터의 지도자를 초청해 교육시키면 그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배운 것을 전수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기업철학인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실천이기도 하다.

반면 정상급 해외 축구지도자들을 연수하는 것은 그들을 통해 독일이 자랑하는 축구지식과 기술을 세계적으로 보급하는데 있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보다 긴밀한 국제교류사업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독일축구협회의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가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축구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게 많은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축구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기여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폭넓은 사고의 전환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진=안익수 전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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