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손흥민 AG 차출 해법, 박지성 케이스 떠올려라
입력 : 2014.08.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12년 전 박지성(33)의 아시안게임 소집 방식은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의 힌트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지정 A매치가 아니기에 레버쿠젠이 차출에 무조건 응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한국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려면 손흥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손흥민은 “구단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레버쿠젠에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를 일임했다.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걸겠다는 각오다. 또한 선수들의 병역 혜택도 걸려있다. 손흥민도 유럽에서 장기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려면 이번 기회를 살려야 한다. 손흥민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받으면 레버쿠젠도 득이 된다. 협조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건은 차출 기간이다. 아시안게임 축구는 대회 개막 5일 전인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18일간 열린다. 레버쿠젠은 이 기간 동안 리그 4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의 차출을 허용하면 초반 4경기에서 모두 기용을 못한다. 레버쿠젠으로서는 타격이 크다.

과거 유럽파를 아시안게임에 차출했을 때는 소속팀의 협조가 컸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을 이끌던 핌 베어벡 감독이 협조를 구해 당시 러시아리그에서 뛰던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김동현(루빈 카잔)을 차출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박주영이 소속팀이던 AS 모나코와 담판을 지어 조별리그 2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과거 사례처럼 협조가 이루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과거 박지성을 소집했을 때의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박지성은 교토 상가 FC 소속이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러나 교토가 J리그 일정 관계로 난색을 표하자 8강전부터 소집하기로 했다. 이에 박지성은 J리그 일정을 마친 뒤 8강 바레인전부터 4강 이란전, 태국과의 동메달결정전 등 3경기를 뛰었다. 이를 손흥민에게 적용하면 된다.

손흥민이 가장 필요한 것은 16강 토너먼트부터다. 조별리그에서는 손흥민이 없어도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는 한 방을 가진 선수의 가치가 크다. 손흥민을 16강전부터 기용하는 것으로 레버쿠젠과 조율을 하면 협조 가능성은 커진다. 손흥민이 16강전부터 참가하면 레버쿠젠 경기는 2경기 정도 결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결승에 오르지 못한다면 동메달결정전에 기용하지 않고 바로 복귀시킨다는 약속도 더한다면 레버쿠젠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9월 A매치 선발도 제외한다는 조건을 단다면 레버쿠젠의 마음을 더욱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귀중한 인재지만 레버쿠젠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많은 경기 수 특히 장거리 비행이 뒤따르는 일정은 선수 혹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 선발을 위해 12년전 박지성 선발을 위해 썼던 묘수를 다시 검토할 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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