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개막] 레전드->적..램퍼드-세스크의 '잔인한 운명'
입력 : 2014.08.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잔인한 운명이다. 프랭크 램퍼드(36,맨체스터 시티)와 세스크 파브레가스(27, 첼시)가 자신의 친정팀에 비수를 꽂아야 할 상황이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16일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스완지시티전능 히작으로 EPL 소속 20개 클럽이 38라운드의 대장정을 떠난다. 특히 이번 시즌은 더 치열해질 선두권 양상으로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영화 같은 스토리도 EPL을 뜨겁게 달구는 요소다. 친정팀에서 전성기를 보낸 선수들이 이제는 창을 겨눠야 하는 선수가 됐다. 램퍼드와 파브레가스가 대표적이다.

램퍼드는 2001/2002시즌부터 13시즌 간 첼시서 맹활약한 레전드다. 648경기에 나서 211골을 기록한 램퍼드는 첼시 역사상 최다 득점자이기도 하다. ‘푸른 피의 심장’이 램퍼드의 수식어였을 정도로 첼시는 램퍼드의 모든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울 수는 없었다. 램퍼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첼시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첼시는 램퍼드보다 더욱 활동적인 선수를 원했다. 이를 알아채린 램퍼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시티 FC에 입단하기로 했다. 같은 리그에서 적으로 친정팀을 만나지 않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잔인했다. 램파드는 첼시의 우승 라이벌 맨시티로 임대 영입됐다. MLS 신생구단인 뉴욕 시티는 이듬해부터 정규리그에 참가한다. 올 하반기까지는 소화할 일정이 없기 때문에 뉴욕 시티의 대지분자(80% 소유) 세이크 만수르는 램파드를 자신의 소유 구단이 맨시티로 임대 이적 시켰다. 맨시티 소속으로 첼시와 우승 경쟁을 다투게 된 것이다.

물론 현지 언론들은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램퍼드를 첼시전에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램퍼드는 맨시티 중원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승점 1의 향방이 우승을 좌우 짓는 형국에 램퍼드의 맨시티행이 첼시의 우승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를 일이다.

파브레가스도 예외가 아니다. 바르셀로나 유스출신인 파브레가스는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내며 16세의 나이에 아스널에 입단해 처음 EPL 무대를 밟았다. 이후 아스널에서 8년간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전성기 시절을 보냈다. 지난 2011년 고향 팀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갔지만, 아스널에서 파브레가스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아스널에 남았다.

그랬던 파브레가스가 EPL로 복귀했다. 행선지는 아스널이 아닌 ‘런던 라이벌’ 첼시였다. 아스널 팬들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스널 시절 파브레가스가 “내가 첼시로 간다면 날 죽여도 좋다”고 밝힌 적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스널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에 일부 아스널 팬들은 파브레가스가 첼시로 이적하자 파브레가스의 아스널 시절 유니폼을 불태우기 까지 했다.

파브레가스는 램퍼드와 달리 소속팀의 주전 멤버다. 아스널과의 경기에도 출전이 확실시 된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해야 한다. ‘좋은 추억’을 공유한 친정팀이라도 적이라면 단칼에 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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