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단단해진 제주, 이제는 뜨거워질 때
입력 : 2014.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남긴 서울 원정이었다.

제주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서울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27일 이후 서울전 19경기 연속 무승(7무 12패)에 시달렸던 제주는 이날 경기서 징크스 탈출을 노렸지만 승리의 초대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다만 수비는 합격점이었다. 현재 제주는 19실점으로 전북, 서울(17실점)에 이어 리그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확한 9승 중에서 6경기를 무실점 승리로 이끌었고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을 정도로 제주의 수비는 위력적이다.

골키퍼 김호준을 시작으로 김수범-오반석-알렉스-정다훤으로 이어지는 포백라인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으며 신예 장은규가 4-2-3-1 포메이션에서 '2'에 해당하는 자리에, 즉 '딥라잉(deep-lying) 플레이메이커'로 경기를 조율하는 동시에 포백라인까지 보호하는 역할을 십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와 달리 공격은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는 0-0으로 비긴 서울전까지 올 시즌 23경기에서 22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상위 6개팀 가운데 한경기 평균 1골이 안 되는 팀은 제주가 유일하다. 만약 강한 수비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팀 경기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최근 울산(1-0 승), 인천(0-0 무)전에 이어 서울전까지 0-0으로 비기며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지만 5위까지 순위가 하락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실 있는 선수들의 면면에도 불구하고 원톱 자원만큼은 부족한 감이 있는 제주 스쿼드 사정상 드로겟(6골), 황일수, 송진형, 윤빛가람(이상 3골) 등 2선 자원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신예 공격수 김현(1골)이 부진한 가운데 왼발 슈팅과 기동력이 뛰어난 박수창(2골)이 가짜 9번으로,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돌파와 한 박자 빠른 강력한 슈팅을 보유한 진대성(2골)이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분전하고 있지만 마무리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루이스는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적응 중이다.

이적시장은 마감됐고 더 이상의 전력 보강은 힘들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들한 화력의 세기에 불을 붙여줄 계기가 필요하다. 결국 제주가 선택 가능한 길은 현재 가용 가능한 선수 풀 안에서 전술을 다양화해 공격 시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것 밖에 없다.

박경훈 감독은 "경기를 치르며 득점이 터지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쉽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해결을 해 줄 수 있는 공격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점이 부족하다. 다양한 공격 전략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 혹은 박수창을 이용한 세밀한 플레이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분명하게 파악됐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해졌다. 상위 스플릿 진출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3위권 진입을 노리는 제주의 입장에선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고, 기회를 살리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 때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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