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강팀인 이유, '위기는 곧 기회'
입력 : 2014.09.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강팀의 조건은 꾸준한 승점 획득도 있지만, 무엇보다 위기를 기회를 바꾸는 뚝심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 흔들릴 것 같았던 포항 스틸러스가 강팀의 조건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포항은 지난 8월 31일 울산 현대와의 2014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원정에서 2-1로 승리했다. 선두 전북과 골 득실 차(포항 +15, 전북 +23)에서 밀렸지만, 승점 44로 동률을 이루며 선두 탈환을 목전에 뒀다.

울산전 이전까지 포항은 서울과의 AFC 챔피언리그(이하 ACL) 8강전을 포함해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에 빠졌다. 서울과의 ACL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고, 리그에서도 1무 1패를 거두며 올 시즌 내내 지켰던 선두 자리마저 전북에 내줬다. 또한 혹서기 속에서 빡빡한 일정, 부상자 속출, 알 아인(UAE)으로 이적한 이명주 공백 메우기 실패까지 자칫하면 부진이 길어질 수 있었다.

더군다나 울산은 라이벌이자 쉽지 않은 상대였다. 포항과 달리 김신욱, 김승규, 이용 등 대표팀 선수들이 즐비했고, 최상의 전력을 보인 만큼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그러나 포항은 위기 속에서 끈끈함이 있었다. 어려운 순간 선수들 스스로 내부에서 결속력을 다졌고,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질책보다 믿음을 심어줬다. 황선홍 감독이 ACL 탈락 후 스스로 패배의 책임을 떠넘기며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줬다.

이는 경기에서 드러났다. 전반 26분 김신욱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어도 29분 강수일, 후반 3분 김재성의 연속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1분 수비수 배슬기가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를 안았지만, 우려와 달리 흔들리지 않아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울산전 승리로 포항의 우승 도전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2년부터 위기를 전환점 삼아 우승으로 쭉 이어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3년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승부로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다. 그러나 난적 전북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기세를 몰아 울산을 제치고 리그까지 휩쓸었다.

무엇보다 포항은 외국인 선수는 물론 매년 마다 핵심 선수들이 떠나갔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유소년 선수 육성과 내부 경쟁으로 대체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뚝심을 잃지 않은 황선홍 감독의 카리스마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오는 7일 서울과의 홈 경기는 포항이 상승세의 전환점으로 이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포항이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만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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