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TO FACE] '산전수전‘ 하성민, “거친 수비형 미드필더, 매력있다”
입력 : 2014.1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우여곡절 그리고 산전수전.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하성민(27)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단어다.

하성민의 축구인생은 롤러코스터였다. 국가대표 미드필더(29) 하대성의 동생이라는 부담감과 함께 엄청난 기대감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형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로 데뷔했지만, 2년 만에 방출 당했다.

첫 번째 시련이었다. 그러나 하성민은 묵묵히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냈고, 결국 전북 현대와 상무를 거치면서 축구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하성민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바로 카타르 리그였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생애 첫 해외생활은 만만치 않았고, 중동에서 용병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6개월 단기 계약을 마친 하성민은 또 한 번의 도전과 국내 복귀의 기로에서 ‘명문’ 울산을 선택했다.

좋은 선택이었다. 울산의 조민국 감독은 수비력이 좋은 하성민을 주전으로 기용했고, 하성민은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리고 이제 하성민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목표는 친형인 하대성을 뛰어넘는 것과, 국내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되는 것이었다.

-카타르 리그에서 돌아온 후 울산에 복귀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카타르에서 6개월, 반 시즌을 뛰고 왔다. 울산이라는 훌륭한 팀에서 영입을 제안해 영광스러웠다. 솔직히 국내로 복귀할 생각은 없었고, 어떻게든 외국에서 경쟁을 더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불러주셨고, 울산이라는 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워낙 명문 팀이다.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고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감독님과의 궁합이 중요한데, 조민국 감독이 믿음을 주고 있다
워낙 말씀이 없으시다. 따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눈빛으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시고 믿어주시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감독님이의 믿음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한테도 평소에 싫은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시고 선수들을 믿어주신다. 울산에 오자마자 경기에 계속 나가고 있고,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울산 입단 후 서울전 승리는 더욱 특별했을 것 같다
(하대성)형이 있을 때 한 4번 정도 맞대결을 했었다. 굉장히 부담이 됐다. 형이 매번 이겼는데 이번에는 형이 없는 서울을 상대로 승리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한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김신욱이 골을 넣고 이겼기 때문에 기뻤다. 하지만 약간은 찝찝함이 있었다.(웃음) 형이 있었을 때 이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력이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어떤 것을 주문하는가?
중원에서 경기의 흐름을 끊고 볼을 차단하는 능력은 자신이 있다. 수비력이나 활동량도 자신이 있고, 거친 플레이도 자신이 있다. 감독님도 수비적인 것들을 많이 주문하신다.

인천, 전북, 상주, 카타르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얻은 것이 있다면?
경기를 이기지 못했을 때 확실히 용병들한테 부담이 많이 간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용병보다는 자국 선수들이 경기력이 안 좋았을 때 더 많은 비난을 받고,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카타르 같은 경우에는 용병이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껴야 했고, 용병에 의해 경기가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됐고, 한국에 돌아오니 익숙한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부담감을 지우고 있다. 문화가 다르니 정말 어려웠다. 마인드가 확실히 달랐다. 한국 선수들은 책임감이 있지만 중동 선수들은 너무 긍정적이었다. 경기에 지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저는 경기에 지면 화가 많이 났는데, 중동 선수들은 종교적인 것 때문에 모든 것이 신의 뜻이다. 실수를 하던, 경기에 지던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라고 말한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울산은 K리그 최고의 명문 팀 중 하나다. 울산은 어떤 팀인가?
일단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좋다. 김신욱은 물론 상무에서 같이 뛰었던 김치곤 선수나 백지훈 선수 그리고 김승규 선수도 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저는 제 역할만 하면 된다. 이런 점이 너무 좋다. 카타르에서는 제가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역할만 하면 되니 너무 좋다.

국내외적으로 롤 모델이 있다면?
일단은 김상식 선수와 김남일 선수다. 그러나 어렸을 때 롤 모델은 (하대성)형이었다. 근데 성인이 되면서 축구 스타일이 달라졌다. 형 같은 경우에는 세밀하고 공격적인 미드필더가 됐고, 저는 수비적이고 활동량이 많은 거친 미드필더가 됐다. 저는 수비적인 미드필더가 좋았다. 김남일 선수같이 흐름을 끊고 팀에 희생하는 선수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상식 선수나 김남일 선수의 영상을 찾아봤다. 해외에서는 마스체라노 선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해외 선수보다는 김남일 선수나 김상식 선수를 닮고 싶다.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하대성의 동생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됐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다. 왜냐하면 제가 축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형이 유명하고 축구를 잘하기 때문에 이슈가 됐다. 약간 묻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좋은 형이자 축구를 잘하는 형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형과 비교를 당하면서 오기도 생겼고,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형이라는 큰 산이 존재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대성도 좋은 실력에 비해 뒤늦게 빛을 본 타입이다. 형을 보면서 희망이나 자신감도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
형도 상당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린 시절에도 물론 잘했지만 뒤늦게 국가대표에 뽑혔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솔직히 욕심이 생긴다. 제가 형보다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저도 형을 보면서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로서는 팀의 기둥으로서 팀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울산이라는 팀이 워낙 훌륭한 팀이기에 이곳에서 잘한다면 저도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저의 경기력이고 팀 성적이다.

이번 시즌 목표는?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에서 선수들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도 목표를 잡고 있고, 3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울산 현대,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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