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체험기] 안양 프로젝트 ‘나도 축구 선수다’에 도전장
입력 : 2014.09.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안양] 한재현 기자=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축구 선수가 되는 꿈을 꾼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멋진 골과 세리머니를 펼치는 그 꿈을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특별한 재능과 무한한 노력을 하는 이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그렇다고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버려야 하나? 아니다. 축구는 공과 그라운드, 11명이 아니더라도 적당한 인원을 갖추면 언제 어디서든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 K리그 챌린지 FC안양이 그 꿈을 실현 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명 ‘나도 축구 선수다’라는 프로젝트다.

안양은 올해부터 지역 내 아마추어 축구 활성화를 위한 ‘나도 축구 선수다’를 신설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이야기를 모토로 건강 증진과 생활 축구인으로 전환을 통해 축구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첫 발을 내 디딘 1기는 10주 동안의 훈련을 통해 닦은 실력으로 생활 축구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체계적 훈련을 받지 못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소박한 목표를 세웠음에도 감동을 선사했기에 준우승의 의미는 컸다.

축구는 좋아하나 몸이 따라주지 않은 기자도 단 한 번이지만, 동참해보고 싶었다. 가을 밤 기운이 물씬 풍기는 지난 18일 오후 8시 안양중학교 운동장. ‘나도 축구 선수다’ 2기의 첫 훈련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기자뿐 만 아니라 안양 유니폼을 입고, 축구화를 신은 사람들이 속속 안양중학교 운동장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35명의 사람들이 모이고, 훈련을 주관하게 될 경기운영팀 신형호 팀장과 유소년 축구교실 김광환 코치, 안양 U-15 팀(안양중학교) 김성태 코치가 참가자들을 지도했다. 훈련 전 스트레칭을 마치고 스탭 훈련이 시작 됐다. 일정한 간격에 콘을 세워놓고, 다양한 동작을 통해 스탭을 키우는 훈련이었다.



그러나 몸치와 박자치까지 겹친 기자에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왼발을 높이 들어올린 후 두번의 스탭을 거쳐 오른발을 올려야 하지만, 꼬이기 일 수였다. 마음속으로 답답하나 몸이 안 따라 주니 더욱 미칠 노릇이었다.

그렇게 스탭 훈련이 끝나고, 패스 훈련이 이어졌다. 2개 조로 나뉘어 하프라인에서부터 골대까지 드리블 하는 훈련부터 시작되었다. 하프라인서부터 볼을 천천히 몰고 가다 코너 라인에서 전환하며 빠르게 드리블 하는 과정을 3번씩 반복했다. 우리 조를 지도하던 김광환 코치는 수강생들에게 “밑을 보지 말고, 정면을 보며 좌우 주위를 살피라”며 주문했다. 드리블을 하면서 볼을 발에 붙여 놓는 것도 필요하나, 다음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서 주위를 살펴야 한다는 기본을 가르쳐 준 것이다.

이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서서 패스, 드리블 훈련을 계속 이어갔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원 내에서 천천히 드리블 하다 한 순간 스피드를 올리며 드리블을 3세트씩 반복했다. 또한 원 밖에 있는 사람과 패스와 헤딩을 주고 받는 등 다양한 상황을 통한 훈련을 반복했다. 축구에서 공은 기본, 역시 공으로 하는 훈련은 언제나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무리 볼을 잘 차도 체력이 받혀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첫 번째 코디네이션 훈련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콘과 봉을 세워 스탭을 다지고, 질주와 점프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총 3세트 중 1세트를 완료했을 때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2세트 마지막 전력 질주할 때 숨은 턱까지 차 올랐고, 기자는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포기 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를 지켜보던 신형호 팀장은 “대기할 때 앉지 말고, 심호흡과 스트레칭을 하라”며 독려한다. 힘들어도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다. 체력이 일명 저질인 필자에게 3세트는 그야말로 ‘투혼’과 같았다. 점프를 뛰는 순간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구토하기 직전과 같은 상황이었다. 한편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마지막으로 코어 프로그램, 몸통에 있는 근력을 교정하고 강화하는 과정이다. 현직 선수들도 힘겨워 할 정도다. 지난 1월 전남 고흥에서 봤던 대전 시티즌 선수들의 코어 프로그램에 힘겨웠던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니 입에서 ‘악’소리가 절로 나왔다. 10년 전 군복무 시절 유격훈련이 생각나 몸 서리를 칠 정도다.



2시간 동안 훈련이 끝난 후 유니폼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갑작스런 운동에 몸이 놀라 안 쑤시는 데가 없었고, 그 후유증은 며칠 동안 이어질 정도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펼치지 위한 선수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경기에 뛰기 위해 육체적인 고통을 참아가며 노력했던 그들 앞에서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여가 생활 중에서 맛집을 찾고 술 한 잔 걸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스포츠인 축구야 말로 건전한 여가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FC안양의 ‘나도 축구 선수다’ 프로그램이 지역 내에서 더욱 사랑 받아 건전한 여가 생활 정착에 더욱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건 기자 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사진=윤경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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