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의 트루패스] 공격 또 공격, ‘막강화력’ 맨시티가 사는 법
입력 : 2014.10.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진실하게 풀어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는 예상외로 싱거웠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자랑하는 토트넘의 경기는 ‘팀’이 아닌 ‘개인’이 결정했고,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무려 4골을 폭발시키며 원맨쇼를 펼쳤다. 아구에로의 원맨쇼부터 4번의 페널티킥(PK)까지. 이번 주말 축구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던 맨시티와 토트넘의 경기를 분석해봤다.

실바vs에릭센, 플레이메이커들의 맞대결
양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홈팀 맨시티는 최전방 아구에로를 중심으로 밀너, 실바, 나바스가 공격을 이끌었고, 램파드와 페르난두가 중원을 지켰다. 반면, 토트넘은 솔다도, 에릭센, 샤들리, 라멜라를 중심으로 빠른 공격을 전개했고 중원에는 메이슨과 카푸에를 배치했다.

경기 시작 전 가장 주목받았던 매치업은 다비드 실바(맨시티)와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 모두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은 대결이었다. 하지만 위치는 약간씩 달랐다. 이날 경기에서 실바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에릭센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왼쪽 측면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두 선수의 대결은 치열했다. 그러나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실바가 아닌 에릭센이었다. 실바는 이날 71.4%의 낮은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몸이 무거웠고, 특유의 칼날 같은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반면, 에릭센은 전반 14분 날카로운 침투와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인상적인 활약상을 펼쳤다. 이날 에릭센은 89.4%의 높은 패스성공률과 함께 2번의 키패스, 4번의 드리블 돌파에 성공하며 실바(평점 6.85)보다 높은 7.87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팀’보다 위대했던 아구에로, ‘원맨쇼’로 토트넘 격침
양 팀의 색깔은 확연했다. 맨시티는 자신들의 팀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토트넘은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특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쳤고, 중원에서 메이슨과 카푸에를 중심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실바의 패싱 플레이를 차단했다.

분명 토트넘의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적어도 에릭센의 동점골까지는 그랬다. 토트넘은 ‘에이스’ 실바를 꽁꽁 묶으며 작전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팀’보다 위대한 ‘개인’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맨시티의 해결사 아구에로였다.

무려 4골을 터트렸다. 두 번의 PK골을 제외하더라도 아구에로는 위력적이었고, 클래스가 다른 공격력을 선보였다. 첫 번째 골은 전반 13분에 나왔다. 라멜라의 볼을 가로챈 사냐가 램파드에 패스를 연결했고, 이후 램파드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아구에로에 침투패스를 시도했다. 이것을 아구에로가 받아 수비를 따돌리고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슈팅 할 길목은 단 한 곳이었다. 그러나 아구에로는 침착하게 문전을 응시했고, 완벽한 슈팅으로 단 하나의 길목을 뚫어냈다. 그야말로 혼자의 힘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고, 이것이 ‘해결사’ 아구에로의 위력이었다. 이후 아구에로는 3번의 PK에서 두 번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했다.

공격 또 공격, ‘막강 화력’ 맨시티가 사는 법
맨시티는 후반 22분 파시오가 퇴장을 당해 수적우위까지 점하게 됐다. 그리고 이미 3-1로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맨시티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후반 25분 요베티치를 투입하며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반면, 토트넘은 후반 24분 어쩔 수 없이 베르통헌을 투입해야 했고, 결국 이것이 승부를 결정했다.



맨시티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아구에로였다. 후반 30분 후방 패스를 받은 아구에로가 문전으로 침투해 수비 한 명을 따돌렸고, 감각적인 마무리로 자신의 네 번째 골을 터트렸다. 사실상 모든 것이 결정된 순간이었고, 이후 페예그리니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후반 31분 야야 투레를 투입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키 플레이어: 아구에로vs솔다도, 최전방의 무게감이 승패를 갈랐다



경기 전 승부의 열쇠는 실바와 에릭센이 쥐고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최전방의 무게감이었다. 결국 아구에로와 솔다도의 원톱 대결이 승패를 갈랐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두 선수의 승자는 아구에로였다.

이날 아구에로는 무려 4골을 폭발시킨 것은 물론 11번의 슈팅을 8번의 유효 슈팅으로 만들었고, 1번의 키패스, 77.8%의 패스성공률, 48번의 터치, 3번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물론 3번의 PK에서 2번만 성공시킨 것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이에 영국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아구에로에게 10점 만점의 평점을 부여하며 활약상을 인정했다.

반면, 솔다도는 아쉬웠다. 물론 답답한 흐름 속에서 3번의 키패스를 성공시키며 공격의 활로를 찾는데 주력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PK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만약 이 PK 찬스를 성공시켰다면 2-2 동점으로 갈 수 있었고 경기의 방향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다. 이날 솔다도는 2번의 슈팅을 2번의 유효슈팅으로 연결했지만 68%의 낮은 패스성공률과 1번의 턴오버, 2번의 오프사이드 등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최전방의 무게감이 승패를 갈랐고, 이날의 승자는 아구에로의 맨시티였다.

페예그리니vs포체티노, 경험의 차이는 있었다



분명 포체티노 감독은 능력 있는 지도자다. 이날도 경기 초반 인상적인 전술과 경기 운영으로 맨시티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페예그리니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었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전술 변화를 주며 경기의 주도권을 찾아왔다. 특히 후반 중반에 보여준 요베티치의 투입과 경기를 마무리하는 투레의 투입은 페예그리니 감독의 능력을 보여주는 교체카드였다. 반면, 포체티노 감독은 맨시티에 맞는 좋은 전력을 들고 나왔지만, 아구에로의 경기력이 너무 좋았고, 1번의 PK 실축과 파시오의 퇴장으로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마누엘 페예그리니(맨시티 감독): “무엇보다도 한두 명 선수의 활약에 국한되지 않고 승리를 거뒀다. 팀 전체의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4골을 기록한 아구에로와 선방을 보여준 조 하트 같은 선수들의 활약이 팀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임스 밀너, 헤수스 나바스, 콤파니, 사냐 등의 활약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만큼 팀 전체가 훌륭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토트넘 감독): “결과에 매우 실망스럽다. 내게는 두 가지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나는 솔다도의 페널티킥 실축이었고, 하나는 라멜라의 반칙에 의한 첫 번째 페널티킥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축구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그래픽=SBS 스포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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