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현의 눈] 김학범의 대어 전북 사냥전략 1,2
입력 : 2014.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친정팀을 구하기 위해 돌아온 성남FC 김학범 감독이 명장 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대어 전북 현대 사냥에 성공했다.

성남은 22일 전북과의 2014 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전신인 성남 일화의 2011년 우승한 이후 3년만에 FA컵 우승컵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전북과 성남의 준결승은 전북의 우세가 점쳐졌다. 예상대로 전력의 우위를 앞세운 전북은 초반부터 공격 플레이로 밀어붙이며 골을 노렸다. 흐름 상 전북의 승리는 가까운 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지략이 뛰어난 성남 김학범 감독은 정면으로 맞서지 않았다. 팀 상황과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수비 안정과 카운터 어택, 승부차기까지 가는 상황까지 계산을 해놨다. 경기 초반 4-2-3-1 포메이션으로 포진,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나, 후반 중반까지 골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성남은 후반 34분 공격수 김동희를 빼고, 수비수 윤영선을 투입했다. 윤영선의 투입으로 임채민, 장석원 등 중앙 수비수가 3명으로 늘어났고 이는 5백 수비전술이라는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성남의 5백 전환 이후 골이 터지지 않자 전북 선수들은 더욱 다급해졌다. 볼을 소유하거나 패스 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골 찬스를 만드는데 더욱 애를 먹었다.

김학범 감독은 연장 종료 직전 주전 골키퍼 박준혁을 빼고 서브인 전상욱을 투입하는 묘수를 꺼냈다. 승부차기에서 진짜 승부를 보기 위한 김학범 감독의 패(霸)였다. 전상욱은 선방은 하지 못했으나, 이승기의 실축을 유도하는 등 전북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모두 김학범 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지략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카리스마와 함께 학구파로서 수 없이 공부를 거듭했기에 나온 저력이기도 하다. 또한 2008년 성남 감독에서 사임한 후 여러 팀에서 거둔 실패도 김학범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의 내공은 지난 2012년 강원FC를 강등권 위기에서 잔류로 이끌어 이미 입증됐다. 이는 치열한 강등권 탈출을 노리고 있는 성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9월 부임 후 강한 카리스마 대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변신으로 성남의 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성남의 변화는 FC서울과의 FA컵 결승전, 클래식 잔류에 파란 신호등이 되고 있다.

글=한재현 기자
사진=성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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