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사이드] 광주, 2015년 ‘떠돌이 예고’ 무슨 일이?
입력 : 2014.10.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광주FC가 2015년에 반 시즌 동안 떠돌이 신세를 앞두고 있다.

광주FC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이라는 번듯한 홈경기장이 있지만 당장 올해 말부터 사용할 수 없다. 내년에 광주에서 열리는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때문이다.

U대회는 매 2년 홀수연도에 여름과 겨울로 나뉘어 열리는 대회로 전 세계 대학생 올림픽이다. 유니버시아드라는 말도 University와 Olympiade를 합한 말이다. 한국은 2003년 대구 대회에 이어 내년에 광주에서 12년 만에 열린다.

그런데 U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광주FC에 막대한 피해가 예고되고 있다. 축구경기를 치르는데 가장 중요한 경기장 사용이다.

▲ U대회 때문에 경기장 사용 불가
K리그 팀들은 간혹 경기장 보수 관계로 홈구장과 잠시 이별을 한다. 대부분이 전면적인 그라운드 잔디 교체 및 경기장 보수 때문이다. 광주FC도 마찬가지다. U대회 개최로 인해 11월부터 경기장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광주FC가 아직 시즌 3경기를 남겨뒀지만, 일찌감치 모든 홈경기를 마친 것도 이 때문이다. 홈-원정의 루틴대로라면 남은 경기에서 1~2회의 홈경기가 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조기 홈경기 종료는 이해할 수 있는 부문이다. U대회 측도 최대한 빨리 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 광주FC도 그런 부문은 협조를 할 수 있다.

정작 문제는 내년이다. U대회 측은 경기장 보수 및 관리를 위해 광주FC의 광주월드컵경기장 사용을 막았다. 광주FC로서는 내년 3월부터 대회가 끝날 7월 말까지 다른 지역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광주광역시 인근에 홈경기를 치를 곳이 없다는 점이다.

▲ 대회 준비 이유로 인근 지역 경기장도 사용 불허
U대회는 광주광역시 전 지역에서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광주광역시 인근 지역 운동장에서는 참가팀들이 경기한다. 축구 종목은 영광, 나주, 화순, 보성, 정읍, 고창 소재 공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그리고 이 지역 운동장들도 대회를 위한 개보수를 준비 중이다.

이 지역들은 광주FC가 임시 홈구장으로 염두에 뒀던 곳이다. 그런데 U대회와 지자체 측은 대회 준비를 이유로 사용을 막고 있다. 광주FC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광주광역시 내 프로 경기를 치를 운동장이 없는 상황에서 인근 지역 운동장까지 못 쓰게 막고 있어 새 시즌 계획 자체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월드컵경기장 안에 사무실이 있는 광주FC 사무국은 공사가 시작하면 이전해야 한다. 또한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하던 광주FC 선수단은 시즌 종료 때까지 운동할 장소가 없어진다.

그나마 훈련장은 인근 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지만, 사무국과 훈련장의 거리가 멀어 수월한 행정 지원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 홈 사라진 광주FC, 시즌 준비도 차질
광주FC는 U대회로 인해 사실상 내년 사업 계획 진행도 못하는 상황이다. 다른 팀들은 내년 시즌을 대비해 시즌티켓 판매를 시작했지만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쓰지 못하는 광주FC는 시즌티켓 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즌티켓은 구단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광주FC로 더 큰 피해를 맞게 된 것이다.

또한 내년 예산 집행에 대한 문제도 있다. 매달 홈, 원정 경기를 고려해 팀 운영비가 집행되지만 홈 경기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년 예산을 짜는데도 골머리를 안고 있다. 광주FC로서는 이래저래 고민만 잔뜩 쌓이는 겨울이 될 분위기다.

▲ 광주FC 홈 경기 개최 해법은?
광주FC는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래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는 8월초(대회는 7월 14일에 끝나나 마무리 보수 작업이 7월말에 끝난다) 전까지는 원정경기만 다니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에 협조도 구할 생각이다. 그러나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원정경기만 하는 것은 선수, 팬, 리그 모두에 득보다 실이 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U대회 측이 입장을 바꾸는 것이다. 어쩌면 이 점이 가장 현실적이다.

영광, 나주 등 인근지역 경기장을 광주FC가 대회 전까지 사용하게 협조하는 것이다. 인근지역 경기장들은 지금 프로 경기를 소화해도 무방한 상태다. 영광의 영광 스포티움은 수 차례 광주FC가 경기를 치렀다. 이들 경기장을 보수가 끝난 뒤 대회 전까지만 광주FC가 사용하면 충분히 홈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광주FC로서는 인근지역 팬 유치라는 효과도 얻게된다.

그리고 대회가 임박한 6월부터는 광주FC가 잠시 동안 원정경기를 소화하면 된다. 이는 인천 아시안게임 때 인천 유나이티드의 리그 경기 소화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 방안이 무산된다면 광주FC는 5개월간 원정경기만 다니는 파행적인 팀 운영을 해야 한다. 당연히 문제의 원인은 지역 프로축구팀을 돕지 않은 U대회다.

사진=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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