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도 엄지를 든 손흥민의 '월드 클래스'
입력 : 2014.11.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꿈의 무대에서 멀티골이다. ‘월드 클래스’라는 칭호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한시적으로는 붙여줄만 한 활약이다.

레버쿠젠의 ‘복덩이’ 손흥민의 이야기다. 손흥민이 일을 냈다. 5일 새벽(한국시간) 상트 페테르부르크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 4차전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승점 9를 확보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골이다. 상대는 러시아리그의 강호 제니트다. 게다가 원정이다. 강팀들도 꺼려한다는 길목에서 손흥민은 클래스를 과시했다.

침착함과 슈팅 임팩트가 절정에 이른 선제골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료의 패스를 이어받은 후 그림과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제니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무리하게 슈팅에 힘을 넣지 않았다. 먼저 골키퍼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 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각도로 시원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손흥민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제니트를 무너뜨렸다.

적장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도 손흥민의 슈팅 클라스에 엄지를 들었다. 그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우리가 지배했으나, 레버쿠젠이 득점 기회를 잘 살렸다”면서 “세트피스를 통한 레버쿠젠의 선제골이 매우 훌륭했다"고 말했다.

슈팅 뿐 아니라, 경기를 읽는 눈도 훌륭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제니트는 수비라인을 급히 올렸고, 손흥민은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후반 27분 확실한 공간 점유를 한 후 바로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했다. 그리고 이어진 왼발 슈팅은 또 다시 제니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다. 이번 활약이 리그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것과는 다른 다는 뜻이다.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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