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12월' EPL 경질 레이스의 첫 희생양은?
입력 : 2014.1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전통적으로 11월과 12월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감독들에게 가장 잔인한 달이다. 초반 전투를 마치고 대충 판도가 드러나는 시기다 보니 보통 이때부터 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래도 2014/2015시즌은 그래도 잘 넘어가는 분위기다. 20팀 감독 모두가 아직까지는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성적 고민에 불화설까지 나돌며 경질 1순위로 꼽혔던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알란 파듀 감독도 극적인 반전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푹풍전야다. 그리고 12월의 고비가 한 번 더 남았다. EPL 팀들은 25일 크리스마스를 끼고 빡빡한 일정의 '박싱데이'를 치러야 한다. 이를 마치면 대충 한 해 농사가 풍작일지 흉작일지 결정된다. 우승팀이든 강등팀이든 전통적으로 12월 박싱데이 이후의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는 게 많다. 그런 점에서 12월은 감독 교체라는 충격 요법을 쓸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시기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경질 1순위 후보는 누굴까.

일단 가장 위험했던 파듀 감독은 화를 피하는 분위기다. 개막 7경기에서 4무3패로 부진했던 그는 최근 5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대신 파듀의 '폭탄'을 애스턴 빌라의 폴 램버트 감독이 이어받았다. 시즌 초반 3승1무의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5라운드부터 내리 6연패를 당하며 순식간에 위기의 남자가 돼 버렸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의 해리 레드냅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극적으로 1부리그로 승격한 QPR은 12라운드 현재 2승에 그치며 꼴찌에 머물러 있다. 1년 만에 1부리그에 복귀하며 오프 시즌 많은 투자를 했건만 변한 건 없었다. 레드냅 감독으로서는 그나마 구단주가 '보살' 토니 페르난데스라는 게 믿을 구석이다. 그 밖에 헐 시티의 스티브 브루스와 선덜랜드의 거스 포옛도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의 남자들이다.

빅클럽 중에서는 리버풀의 브렌단 로저스 감독이 가장 위험하다. 로저스는 지난 시즌 리버풀을 2위로 끌어올리며 '로저스 매직'이란 찬사를 받았지만 올 시즌은 죽을 쑤고 있다. 어느새 순위가 12위까지 떨어졌다. '리버풀'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상황이 썩 좋은 건 아니다. 신통치 않은 성적에 '벵거 아웃'의 목소리가 또 한 번 거세게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아스널이 시즌 중에 벵거와 작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선 이들과는 달리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감독들도 있다. 시즌 무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이나 사우샘프턴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로날드 쾨만 감독, 스완지 시티의 게리 몽크 감독이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감독에 핵심 선수들까지 모두 떠나 '공중분해'란 말까지 나왔던 사우샘프턴을 더 강하게 세운 쾨만의 입지는 무리뉴가 부럽지 않다.

한편 오는 12월에도 EPL 20명의 감독들이 모두 살아남는다면 이는 시즌 개막 후 경질의 칼바람이 가장 늦게 분 3번째 시즌이 된다.

EPL 출범을 기준으로 '전원 생존'이 가장 길게 지속된 때는 원년인 1992/1993시즌이었다. 이 때는 첫 희생이 1993년 2월(첼시, 이안 포터필드)에서야 나왔다. 폭풍 전야가 가장 오래 지속된 시즌이었다. 그 뒤로는 1월 2일(볼턴, 로이 맥팔랜드)에 첫 칼바람이 불었던 1996년과 12월 7일(뉴캐슬, 크리스 휴턴)에 첫 경질 바람이 불었던 2010년이 각각 2, 3번째 기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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