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단주, 그럼에도 징계 피할 수 없는 이유
입력 : 2014.12.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여기 하나의 규칙이 있다. 규칙은 절대적이지 않다. 구성원의 필요와 합의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변화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뀌지 전까지는 지켜야 하고 지켜져야 하는 게 맞다. 논란의 여지가 있더라도 구성원들이 '우리 이렇게 합시다'라고 손모아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조직도 굴러가고 세상도 돌아갈 수 있다.

축구도 다를 게 없다. 심판 판정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규정은 분명 보는 이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재명 시장이 이번 문제에서 한편 지지를 받는 이유다. 그러나 이 규정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그 다음의 문제다.

이재명 구단주가 징계를 피할 수 없는 건 자신의 판단 하에 다 같이 모아 만든 규정을 무시하고 내 생각이 맞다며 소속 단체의 규정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는 조직의 존재 자체를 흔드는 것과 같다.

그의 문제제기가 건설적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행동에 대한 징계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말단이든 구단주든 마찬가지다. 이것이 무너지면 프로축구를 운영할 필요가 필요가 없어진다.

두 번째는 근거 없는 발언으로 프로축구판을 마치 공공연히 조작이 이뤄지는 곳으로 이해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재명 구단주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월 부산전(2-4 패)을 예로 들며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대한축구협회장의 오기)이자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회장이 직관하는 가운데 역시나 부당하게..."라는 말로 마치 성남이 조작된 판정의 피해자가 됐다는 식으로 글을 남겼다.

그런데 근거가 없다. 의심일 뿐이다. 설령 백번 양보해 정몽규 회장의 존재 자체가 심판에게 부담이 됐다 하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그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이는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구단주가 더 잘 알고 있을 부분이다.

그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야 하는 건 그의 높은 직위와 근거 없는 발언이 미칠 파장 때문이다. 상벌위원회 회부는 성역을 지키려는 것도 누군가의 입을 막자는 것도 아니다.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면, 그것이 판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면 처벌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또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에 그랬다는 것이지 현재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글 자체로 프로축구판 전체가 조작이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는 리그로 비춰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바로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과연 이러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적격한 위치인가 하는 점이다.

그는 현재 성남FC의 구단주이다. 하지만 이 구단주는 구단주 이전에 성남시장인 정치인이다. 축구는 정치와 분리돼어야 한다. 그래서 시민구단에는 대표이사라는 게 존재한다.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건 구단과 관련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대표이사에게 준다는 것과 같다.

신문선 성남 대표이사는 이재명 구단주가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자 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뒤늦은 액션일 뿐이었다.

심판 판정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공감을 얻고 있지만 이찌됐든 그 과정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재명 구단주가 이번 문제와 관련해 징계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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