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In제주] '슈틸리케가 콕 찍은' 이정협, 원톱 갈증 푼다
입력 : 2014.1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이정협(23, 상주)이 원톱 부재에 시달리는 슈틸리케호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을까.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커다란 고민에 빠졌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부상 공백이 유력한 가운데 유일한 해결사로 지목됐던 박주영(알 샤밥)마저 최근 소속팀에서 5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졌기 때문.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톱 가동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확실한 '승리의 초대'장은 원톱의 날카로운 존재감이다.

15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에서 진행된 국내 전지훈련에서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강수일(포항),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정협(상주), 이종호(전남), 황의조(성남) 등 5명이다. 이 중에서 이종호와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원톱 후보는 강수일, 이용재, 이정협이다. 이들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이정협이다.

이정협의 미완의 대기다. 지난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이정협은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86cm의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빠른 발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축구 인생의 전환기를 맞기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이름도 이정기에서 이정협으로 바꿨다. 이정협은 올 시즌 상주에서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가 A대표팀에 발탁되리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표팀 경력은 U-20 청소년 대표팀에 두 차례 소집됐던 게 전부다. 그나마 실전 경험은 없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게 주효했다. 특히 이정협은 지난달 29일 경남F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과 연계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그가 상주에서 명실상부한 주전이 아닌데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된 중요한 이유다.

앞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제주 전지훈련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의 움직임에 반했다. 한두 번 지켜본 결과로 소집한 것이 아니다. 이정협이 뛴 상주 경기를 보러 5차례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당 20~25분을 뛰는 등 주전급의 활약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경기내내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라고 이정협의 발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의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이정협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많은 분들이 대표팀에는 경험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는 과연 진흙 속 진주의 화려한 외출을 호주에서 지켜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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