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In제주] '달콤한 골맛' 이정협, 슈틸리케의 '배고픔' 달래다(인터뷰)
입력 : 2014.1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제주 전지훈련의 대미를 장식할 자체 청백전에서 '달콤한 골맛'을 본 이정협(23, 상주)가 원톱 부재에 시달리는 슈틸리케호의 배고픔을 달랠 수 있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1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강창학경기장에서 청용팀과 백호팀으로 나뉘어 자체 평가전을 가졌다. 결과는 2-2 무승부. 수확은 많았다. 그 중에서 백호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협이 전반 18분 선제 헤딩골을 터트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무명의 반란이었다.

지난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이정협은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86cm의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빠른 발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축구 인생의 전환기를 맞기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이름도 이정기에서 이정협으로 바꿨다. 이정협은 올 시즌 상주에서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가 A대표팀에 발탁되리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표팀 경력은 U-20 청소년 대표팀에 두 차례 소집됐던 게 전부다. 그나마 실전 경험은 없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게 주효했다. 특히 이정협은 지난달 29일 경남F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과 연계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그가 상주에서 명실상부한 주전이 아닌데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된 중요한 이유다.

앞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제주 전지훈련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의 움직임에 반했다. 한두 번 지켜본 결과로 소집한 것이 아니다. 이정협이 뛴 상주 경기를 보러 5차례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당 20~25분을 뛰는 등 주전급의 활약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경기내내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라고 이정협의 발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이날 선제골로 응답했다.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강수일(포항)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경기 후 이정협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대표팀 소집한다고 했을 때 운동을 제대로 못해 걱정했다. 다행히도 부상 없이 오늘까지 잘마무리되서 좋다. 아직 (최종 명단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3명의 2015호주 아시안컵 최종엔트리를 발표한다. 열정과 배고픔을 역설하며 새로운 얼굴을 찾겠다고 밝힌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에 바로 부합되는 선수가 바로 '오늘' 이정협이었다. 진흙 속에 진주로 떠오른 이정협의 입장에선 이제 아시안컵 최종 명단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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