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In제주] 정기운, 태극마크 품고 잤더니 '깜짝 스타' 등극
입력 : 2014.1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A대표팀 자체 평가전에서 일명 ‘깍두기’로 참가했던 정기운(수원FC)이 대박을 터트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1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강창학경기장에서 청용팀과 백호팀으로 나뉘어 자체 평가전을 가졌다. 결과는 2-2 무승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훈련 명단에 포함된 A대표팀 선수가 아닌 백업 선수로 기용된 정기운이었다.

이날 경기서 정기운은 청용팀 소속으로 후반전 시작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기운의 임펙트는 짜릿했다. 0-2로 뒤진 후반 19분 김민우(사간도스)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백호팀의 김은선(수원)이 태클로 저지하는 과정에서 자책골이 터졌는데 문전 앞에 바로 정기운이 노마크 상황으로 서있었다.

김은선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정기운의 득점이 터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다시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맨 정기운은 기여코 후반 22분 장현수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 쇄도와 함께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정기운은 후반 33분 오른쪽 페널티박스에서 강수일의 패스를 받아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노렸지만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며 진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비록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등극하지 못했지만 정기운은 A대표팀 선배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다. U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정기운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정기운은 광운대의 간판 공격수였다. 지난달 21일 단국대와의 2014 카페베네 U리그 왕중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광운대의 U리그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A대표팀과의 인연이 닿은 것도 이날 경기의 활약상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4명의 선수를 메모해 이날 자선경기에 백업 선수로 활용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정기운이었다. 정기운은 내년 1월 2015 호주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까지 준비한 슈틸리케 감독의 보험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정기운은 경기 전날 숙소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어쩌면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할 것 같다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원 FC의 번외지명을 받은 정기운이 내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태극마크를 향한 그의 꿈은 점차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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