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감동' 김진수,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입력 : 2015.02.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연장전반 15분. 제임스 트로이시의 추가골이 나오자 카메라는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들지 못하는 김진수(23, 호펜하임)를 클로즈업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 김진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 때문에 우승을 놓친 것으로 여기며 자책한 것이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호주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이로써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은 무산됐고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아쉬움은 컸다. 조별리그에서 호주에 승리했기에 결승전 승리, 우승의 자신감은 컸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한국은 아시안컵과 입맞추지 못했다. 그리고 대표팀 막내인 김진수는 자신의 탓인 듯 고개를 숙였다.

그가 자책한 것은 연장전반 15분에 나온 제임스 트로이시의 골 때문이다. 1-1 상황이던 연장전반 1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토미 유리치와 몸싸움을 하던 중 다리 사이로 볼을 흘렸다. 유리치는 재빨리 김진수를 제친 다음 중앙으로 크로스했다. 이를 쇄도하던 트로이시가 슈팅해 결승골을 넣었다.



김진수는 돌파한 유리치를 보다 골로 연결되자 그라운드 위로 무릎 꿇고 엎드렸다. 승부의 향방을 가를 실점이 자신의 실수에서 나온 것이라 여겨서였다. 김진수는 경기 후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분명 좋은 기회가 생겼고 승리해 우승컵을 차지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승부를 결정한 것은 분명 그 장면이 컸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한국이 패하고 준우승에 머물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왜냐하면 경기 중에 수많은 득점 기회를 잡고도 놓쳤기 때문이다. 수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손흥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원톱으로 나선 이정협은 왜 호주 수비수들을 제압하지 못했고, 기성용은 좀 더 정확한 패스를 못한 것에 대해 지적할 수도 있다.

즉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의미다. 게다가 김진수는 대회 내내 한국의 왼쪽 측면을 든든하게 지켰다. 거침 없는 플레이, 왕성한 활동량과 팀 플레이는 ‘이영표의 후계자’로 불리는 선수다웠다. 상대를 막다 얼굴에 멍이 들기도 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예리한 크로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왔고, 이라크전에서는 택배 프리킥으로 이정협의 헤딩골도 도왔다. 측면 수비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다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자책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해도 부족하다. 김진수 덕분에 한국의 수많은 축구팬들은 재미있고 감동적인 축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김진수를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김진수 선수의 멋진 플레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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