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로드맵, “FIFA 랭킹 30위내 진입''(일문일답)
입력 : 2015.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신문로] 김성민 기자= ”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0위권 내로 진입하겠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자신이 꿈꾸는 로드맵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신문로 축구협회서 가진 신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장기적으로 FIFA 랭킹 30위권내로 진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첫 국제무대인 2015 호주 아시안컵서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하며 감독 검증에 완벽히 성공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은 그 다음 단계에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가 지향해야 할 방향, 감독으로서의 포부등 지난 5개월 간 감독으로서 느낀 생각들을 전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한국 학원 축구는 즐기는 축구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실수가 있음을 느꼈다. 결승전은 예외였지만 다른 경기에서 부담감이 있었다. 침착성 같은 부분이 떨어졌다. 유소년 지도자는 감독 혹은 교육자 성향을 지닌 부류로 나뉜다. 감독 성향은 결과만 중시하고, 교육자 성향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잡아주는 유형이다. 즐기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고 나 자신이 뛰어난 감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축구에서 일하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지도자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국내 지도자들이 해외 경험을 갖기를 바란다. 축구를 선도하는 것은 유럽이다. 선진 축구를 바라보고 다가가야 한다. 브라질조차도 유럽에서 무엇을 하는지 신경을 쓴다. 유럽 축구를 그대로 이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축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목해야한다.

'점유율 축구'를하겠다고 천명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점유율 완성 위주인가?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 대한 준비는?
호주와 두 번 만났는데, 한국의 경기력은 완전히 달랐다. 첫 경기때는 36%, 결승전때는 대등한 점유율이었다. 두 경기 중에 한 경기를 선택한다면 결승전때의 모습을 선택하겠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점유율이 높은 팀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 점유율이 높아도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팀이 고쳐야 할 문제다.

(월드컵 예선에 대해서는) 당장 있을 3월 친선전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K리그 경기도 봐야하고, 제 2의 이정협을 찾아야 한다. 다른 대표팀은 하나의 팀에서 5-6명이 착출되지만 한국은 경우가 다르다. 항상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시안컵 준우승을 했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완전한 제로베이스에서의 시작을 말 할 수 없지만, 이를 계기로 삼아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국내 지도자들이 슈틸리케의 색깔을 잘 모르겠다는 말하고는 한다. 자신만의 철학은 무엇인가?
남들이 다 알 수 있는 그런 뻔한 전술을 쓰기 보다는 우리가 이겼지만 상대팀은 모르게 하는 것이 색깔있는 전술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이번 대회를 보면 우리 팀의 포메이션은 4-2-3-1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단 하나의 변화라 할 수 있다면 박주호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 배치라 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한 지도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가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어떤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이냐다. 만약에 축구라는 것이 숫자놀이고 똑같은 포메이션을 사용한다면 모든 경기 결과는 무승부가 될 것이다.

이전 감독 커리어가 좋지 않은것은 사실이다. 한국 감독으로 무엇을 쟁취하고 싶은가?
이번 대회에서의 좋은 결과로 FIFA 랭킹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30위권 이내로 진입하고 싶다. 항상 현실적인 목표를 이야기 하고 싶다. 대회전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이 내가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다짐을 듣고 싶었겠지만, 우승에는 많은 변수가 있어서 확언을 못했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이전 감독 성과는)감독으로서 큰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만한 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떠난 이후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내 목표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거쳐간 그 어떤 구단 혹은 대표팀에 가더라도 환영을 받는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예전 스위스 클럽인 FC 시옹과 갈등이 있었지만, 당시 구단주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 나는 항상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감독 이전에 선수의 입장을 헤아리는 감독이 되고 싶다.

(장기적 목표) 한국에서 축구라는 스포츠가 일상생활에서 화제가 됐으면 한다. 축구가 이 사회에서 더 중요해졌음 좋겠다. 중계 도중에 끊기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작년 FA컵 준결승인 상주와 서울 경기에 관중이 몇백명 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정치, 경제, 업무가 아닌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제 2의 이정협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런 재목들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3월 평가전에서의 기용 가능성은?
3월 평가전은 여유를 갖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다. 제주 전지훈련때 유심히 시켜본 선수가 2-3명 정도 있다. 어떤 선수인지는 말할 수 없다. 부담감을 안고 시즌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아시안컵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신욱-이동국과 이정협의 격차, 그리고 경쟁구도는?
본인 스스로가 아직 스타가 됐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정협은 모든 지도자가 함께 하고 싶어하는 선수다. 아직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결승전에서 득점 못했지만 당시 정신력과 경기력은 최고였다. 이정협은 조금 더 직선적인 플레이에 능하다. 헤딩도 잘한다. 호주전서 공중볼 경합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는데 80% 이상 성공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이정협은 항상 자신에게 요구되는 점을 이해하고 경기장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한다. 다행인 것은 23명 모두가 이러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회 종료 3~4일 전에도 정성룡이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현재 대표팀의 NO.1 골키퍼라고 생각할 정도로 훈련장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이 우리 대표팀의 강점이다. 정성룡,구자철, 김영권같이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들이 함께 극복했다는 것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다.

팀 관리의 노하우와 핵심은?
난 대표팀 코칭 스태프의 대표일뿐이다. 모든 것은 스태프들과의 회의를 통해 나온다. 이번 대회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은 능동적으로 대회에 임했다. 코칭 스태프 스스로가 그런 모습을 먼저 보여주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수들은 우리가 모범을 보였기에 따라올 수 있었다.

’늪축구', ‘실학축구', ‘갓틸리케' 등과 같은 별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환갑이 지났다. 많은 별명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나에게 너무 주목이 되는 것은 해가 될 수도 있다. 선수가 주인공이여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우리가 정말 좋은 축구를 펼쳐 선수들이 먼저 주목을 받고 나중에 감독이 조명되는 것이다.

아시안컵 시작전에 선수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대회 진행중 선수들의 달라진 부분은?
조별예선 호주전을 앞두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이 후 대회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결승전에서는 처음부터 끝가지 밀어 붙였다.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독일, 스페인 등의 축구가 시사하는 것, 해외파가 얻는 경험이 미칠 영향?
해외파라 하더라도 어떤 리그에서 뛰느냐가 중요하다. 중동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같은 경우는 그들 스스로가 이번 대회에서 따라오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리그 수준 자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수가 해외를 나갈때는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에이전트다. 일부 에이전트들은 선수의 미래보다는 본인의 금전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부분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만 18살 정도의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 2-3개월전에 독일 분데스리가 스카우터에게 들었는데 K리그가 아닌 대학리그의 선수들을 봤다고 한다. 이런 선수들이 K리그로 많이 진출했으면 한다.

독일 같은 경우는 각종 협회와 기관등 근간이 잘 잡혀 있다. 독일과 우리나라를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유소년 축구에 있어서 좀 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유소년 시절에 대해서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제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유소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했다. 예를 들면 수많은 트레이닝 센터를 지었고, 육성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았다. 산하기관까지 670만명의 관계자가 있다. 그만큼 대규모 투자였다. 돈이 있다고 다 되는것은 아니다.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유소년 축구에 중요한 세가지가 있다. 침착성을 가지고 봐야 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

피파 랭킹 30위권내 진입 가능성은?
호주에서 선수들을 지켜본 결과, 선수들의 규율도 잘 잡혀 있고 정신적인 부분도 무장이 잘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공을 잡았을 때 더욱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피파 랭킹 30위권내로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서 느낀 아시아 축구의 수준은?
아시아 축구는 상향 평준화 됐다. 이번 대회에서 단 한번도 쉽게 이긴 경기가 없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절대 강국인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조금 더 확실한 경기력과 확실한 스코어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마지막 패스의 정교함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 측면 크로스의 정확성, 중원에서 측면으로 벌릴 수 있는 패스의 정교함과 같은 것이 부족하다. 개선을 위해서는 기술 연마가 필요하다. 이 부분을 선수 본인이 구단에서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대표팀에서는 선수들과 비디오 미팅을 많이 가지려 한다. 스스로가 채찍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것이 잘 이뤄진다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박주영 발탁 여부에 대해서는?
굳이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번 대회서 선수단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한 걱정과 불평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었다. 차두리가 아직까지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다. 나이,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상황에 따라 팀을 꾸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임기 기간중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것? 한국 축구의 문제점은 누구에게 듣는가?
선수들과 이야기를 할 때 확실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선수들이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의견을 표출했으면 좋겠다. 감독의 월권까지 침해하는 것 까지는 용인할 수 없지만,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감독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펼칠 수 있는지에 대한 표현이 필요하다.

축구 중계가 갑자기 끊기는 현실은 통역을 통해 들었다.(웃음) 하지만 통역뿐 아니라 한국 코칭 스태프들의 조언도 크다. 한국 축구의 현실을 그들을 통해 듣는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축구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목표와의 차이는?
축구는 동적인 스포츠다. 나중의 상황은 분명 다를 것이다. 현재의 팀이 2년 뒤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제 2의 이정협이 또 나올 수 있기에 구체적인 수치를 말할 수는 없다. 부족한 부분을 알았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필요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고맙다. 선수들은 항상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나에게 보답한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시청률이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부임한 이 후 가졌던 기자회견서 '티비를 통해서 중계되는 축구가 아닌 국민들의 마음에 와 닿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및 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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