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윤성효 감독의 조언, ''정협아! 지금에 만족해선 안된다''
입력 : 2015.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수고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부산 윤성효 감독은 지난 1일 이정협의 전화를 받았다. 2015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이정협이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스승 윤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감독은 제자에게 "수고했다. 수고했는데 아직 멀었다"며 칭찬보다는 정진을 당부했다. "골 넣고도 전화했던데 내가 훈련중이라 못 받았다"는 그의 웃는 표정에는 자랑스러움이 내비쳤다.

윤 감독과 이정협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그 때문인지 아직도 이정협을 그의 과거 이름인 '정기'로 부른다. 이정협이 부산덕천중에 다니던 시절, 당시 숭실대를 이끌던 윤 감독은 후배였던 박형주 동래고 감독의 연락을 받았다. 재능있는 선수를 발견했는데 동래고에서 성장시킨 뒤 숭실대에 입학시키고 싶다는 얘기였다. 윤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어릴적부터 신체조건 좋고 성실했던 선수였던 탓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부경고도 이정협을 스카우트 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정협은 윤 감독의 약속을 믿고 동래고~숭실대로 이어지는 '윤성효 라인'을 택했다. 2010년 숭실대에 진학했지만 윤 감독이 그해 6월 K리그 수원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숭실대에서 함께한 시간은 반년에 불과했다. 직접 가르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던 윤 감독은 부산 감독으로 옮긴 2013시즌, 당시 3학년생이던 이정협을 부산으로 데려오며 지도하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이정협은 윤 감독의 부산에서 2013 시즌동안 27경기에 출전했지만 완전한 주전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그 와중에 양동현이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윤 감독은 "양동현이 복귀하면 (이)정협이가 뛸 기회가 줄어든다. 출전시간이 줄면 선수가 망가질 수 있지 않겠나. 마침 상주도 공격수가 필요한 때였고, 경기출전기록 등이 상무에 지원해볼만해서 입대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과거 수원 코치시절 조재진의 상무 입대를 권유해 군에서 부활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도 있었다. 이정협이 경기력을 끌어올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선수를 설득하고, 박항서 상주 감독에게 추천을 거듭했다. 지난 시즌 이정협은 상주에서 25경기를 소화하며 4골을 넣었고,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얻었다.

윤 감독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점을 기뻐하면서도 이정협의 성공이 스스로의 노력 덕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기회를 얻기까지는 운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회가 올 때 자기 것으로 잡는 것은 그 선수의 능력이고 실력이다.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는 것이 기회인데 그걸 잡았다는 것은 막연한 기다림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하고 언제든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게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어릴적부터 그만큼 열정이 있었고 성실했다"고 이정협을 칭찬했다. "정협이가 그런 성격도 아니지만 조금 잘했다고 혹시나 어깨에 기왓장 올라가면 나한테 박살난다"며 기분좋게 웃은 윤 감독은 "아직 한참 멀었다. 더 노력해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콕(태국)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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