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to Head] 이정협 vs 신형민, 2015시즌 '군경더비'의 키워드
입력 : 2015.02.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축구의 또 다른 묘미는 '더비 매치'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격돌하는 '슈퍼매치'가 대표적이다. 양팀은 전통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라운드 위에서 만날 때마다 수많은 화제 거리가 쏟아진다. K리그 클래식에 '슈퍼매치'가 있다면 K리그 챌린지에는 상주 상무와 안산 경찰청이 맞붙는, 이른바 '군경더비'가 있다.

‘군경더비’는 군과 경찰의 자존심 대결로 축구팬들로 하여금 다양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2013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조우한 상주와 안산은 나란히 리그 1,2위를 차지했다. 상대전적은 3승 1무 1패로 맞수다운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K리그 챌린지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지난해는 상주가 K리그 클래식에서 뛰었던 탓에 맞붙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주가 K리그 챌린지로 돌아오면서 2년 만에 '군경더비'가 열리게 됐다.

올해도 양팀은 박터지는 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양팀의 전력도 가히 '탈' K리그 챌린지급이다. 상주에는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 이정협을 비롯해 이승기, 임상협, 황일수, 이용, 박진포, 김성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안산은 기존의 이용래, 박현범, 서동현, 조재철, 박희도, 강종국, 이재권 등에 신광훈, 신형민, 배승진, 정혁, 안재준 등 막강한 신병까지 합세하며 K리그 챌린지 최고 수준의 스쿼드를 갖추게 됐다.

2015시즌 K리그 챌린지 무대를 달굴 '군경더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이정협과 신형민이다.



지난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이정협은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86cm의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빠른 발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축구 인생의 전환기를 맞기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이름도 이정기에서 이정협으로 바꿨다. 이정협은 올 시즌 상주에서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가 A대표팀에 발탁되리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표팀 경력은 U-20 청소년 대표팀에 두 차례 소집됐던 게 전부다. 그나마 실전 경험은 없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게 주효했다. 특히 이정협은 지난해 11월 29일 경남F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과 연계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그가 상주에서 명실상부한 주전이 아닌데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된 중요한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데 이어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헤딩 결승골을 터트렸다.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과 연계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올해 9월 군복무를 마칠 예정인 이정협은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2015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상주가 다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는 게 최우선이다.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주전과 10골이 목표다. 아시안컵에서 스트라이커로 뛰었다고 소속팀에서 주전이 보장되진 않는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 같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만큼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안산이 내세울 이정협의 대항마는 신형민이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신형민이 2015시즌 안산에서 소화하게 될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신형민이 안산에서 중앙 수비수란 새로운 보직을 얻게 된 이유는 팀내 스쿼드 사정 때문이다. 측면 수비수 자리에는 신광훈이 합류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중앙 수비자원은 여전히 모자라다. 이에 이흥실 감독은 신형민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지난해 전북 현대 입단 후 두 차례 중앙 수비수 역할을 맡았고, 그에 앞서 중동에서 활약할 때도 종종 경험한 바 있다. 이흥실 감독 역시 신형민의 포지션 변신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흥실 감독은 "현재 포백 라인 자원이 딱 네 명밖에 없다. 한 시즌을 소화하긴 무리다. 그래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선수들 중 보직을 변경할 만한 선수를 고민했다. 대안은 신형민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182cm, 76kg의 당당한 체격조건을 보유한 신형민은 투지 넘치는 수비력과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상대 수비진이 예측하기 힘든 위치에서 날리는 기습적인 중거리포는 상대적은 화력의 세기가 약한 안산에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안산의 '통곡의 벽' 또는 '골 넣는 수비수로'로 불릴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주와 안산에 서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입대했다. 어디가 낫다고 평가할 수 없다. 막상 경기장에서 이름이 있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경기장에서 얼마나 조직력으로 임하는지 그 태도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이정협의 존재는 K리그 챌린지 전체적으로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지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승리를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사진=상주 상무
그래픽 = 주가영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