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사는 맨유, ‘이상’을 원하는 판 할
입력 : 2015.02.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축구에 관해서 자기가 모든 걸 알고 있는 줄 안다. 이것은 당연히 충돌의 원인이 된다.(로날두 쿠에만 사우샘프턴 감독) "언론과 주변의 칭찬은 필요하지 않다.(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

지금의 맨유는 이상과 현실에 서 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지만 ‘맨유’이기에 잠시의 흔들림도 있을 수가 없다. 언론이든, 맨유를 바라보는 그 누구든 맨유는 이기는 팀이어야 한다. 3위 아스널에 승점 1점이 뒤진 4위 맨유가 현지 매체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3백’과 ‘4백’을 혼용하는 확실하지 않는 수비 운영 방식, 공격에 능한 웨인 루니의 수비형 미드필더 배치하는 도박성 전술에 대한 의구심은 현재의 맨유를 더욱 흔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맨유의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한 ‘쓴소리’일 수도 있다. 맨유가 잘하던 빠르고 넓은 측면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판 할 감독에게 바라는 것은 지난 영광에 대한 하소연이라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판 할 감독도 억울한 것은 마찬가지다. 부임한지 1년도 채 안 된 감독에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감독의 권리인 선수 배치와 전술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래나 저래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낼 수 있는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맨유 입장에서는 최악이라고 할 수 없는 성적이다.

기실 판 할 감독은 ‘슬로우 스타터’에 가깝다. 2009/2010시즌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을 처음 맡았을 때도 시즌 초반 3경기에서 2무1패를 기록하다가 반전에 성공했다. 어느 팀을 맡더라도 ‘정체성’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판 할 감독은 성공으로 화답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중반기를 지나서도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 비하면 성장세는 맞다.

결국 기다림의 문제다. 맨유의 전설인 게리 네빌은 “솔직히 EPL서 4위 안에 들지 못한다면 맨유에게나 판 할 감독에게나 끔찍한 시즌이 될 것이다. 판 할 감독은 팀을 챔피언스리그에 복귀시킬 의무가 있지만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한 시즌 만에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판 할 감독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 할 감독은 ‘이상’을 약속하고 있지만 맨유의 주변인들은 '현실'을 살고 있다. 하지만 맨유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보다 ‘내일’이다. 맨유의 선과제인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전제된다면 금상청화다.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판 할 감독이 지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굳건한 모양새다. 판 할 감독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비판적이다. 그렇다면 언론인들은 축구계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하고 나는 맨유를 이끄는 내 역할을 잘 하면 그만이다. 따라서 난 일일이 언론의 반응을 신경쓰거나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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