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국가대표팀 위상 높인 슈틸리케의 강한 한 마디
입력 : 2015.03.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대표팀 문턱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 대표팀은 자격 되어야 들어올 수 있다.”

[스포탈코리아=축구회관] 김성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단호했다. A대표팀의 위상을 높이는 그의 한 마디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3월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 발표 전부터 그가 공언한대로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 나선 선수 위주로 구성됐다. 새로운 얼굴은 6명이었다.

이번 대표팀 발표를 앞두고 이동국, 김신욱의 복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동국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초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지난 14일 서울전을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발탁되지 않았다. 그는 포항전을 찾은 슈틸리케 감독의 앞에서 보란 듯이 골도 터뜨렸고 대표팀 발탁에 대한 강한 의사도 표현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그들을 배제했다. 이동국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했고 김신욱은 대기명단에 넣었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조영철이 가장 근접하다”며 부상 등 선수 교체가 필요할 경우에는 조영철을 부르겠다고 밝혔다. 김신욱도 사실상 이번 평가전에서는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러한 모습은 A대표팀이 조금만 잘해도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그 동안 A대표팀은 평가전이 열릴 때마다 많은 선수가 소집됐다. 또 평가전을 앞두고 K리그나 해외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깜짝 발탁’이라는 미명 아래 화제를 모으며 승선했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훈련만 하다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이러한 과정은 반복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의미한 선수 선발에 선을 그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팀 운영, 철학 그리고 로드맵을 위해 필요한 선수만을 뽑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평가전 선수를 선발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보였다. 그것은 단 하나였다.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제2, 제3의 이정협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다. 만약 매달 제2, 제3의 이정협을 발굴한다면 그것은 K리그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깜짝 발탁은 팀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만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높은 가치를 매겼다. 그가 “대표팀은 특별하고 영광스럽고 자격이 되어야 함께 할 수 있다. 이번 평가전에 30명 정도를 괜찮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모두 소집해서 하면 모두를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대표팀을 쉽게 들어오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표팀은 조금만 잘해도 들어가는 곳이 됐다.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 발탁이 당연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런 분위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지 선수들이 느끼도록 유도했다. 그의 이러한 방침은 대표팀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하나로 뭉치게 하는 효과로 이어지리라 본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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