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릴호지치의 일본 개혁?, ‘호크’ 트리오 의존만 확인
입력 : 2015.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일본이 특유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되찾았다. 신임 바히도 할릴호지치 감독은 불과 5일의 지도로 일본축구의 장점을 살려냈다.

일본은 27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감독 데뷔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신예를 과감히 내세우며 개혁을 예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확인한 것은 호크(HOK) 트리오 혼다 케이스케(AC 밀란),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없으면 안 된다는 점이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튀니지전을 앞두고 “경기에 많이 나서지 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튀니지전을 그 동안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은 그 동안 주전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대표팀 운영을 했다. 대표팀에 소집하는 23명의 선수를 모두 유럽파로 구성할 수 있을 만큼 일본의 유럽파 비중은 엄청나다. 그렇다 보니 유럽파 선수들의 기용 횟수도 많아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일본을 지휘했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 언론의 거센 비난을 받을 만큼 유럽파 중심의 팀 운영을 할 정도였다.



승부조작 혐의로 경질됐지만, 자케로니 감독의 후임으로 온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일본 국내파 선수들을 서서히 기용하며 변화를 주는 듯했다. 하지만 그도 중요한 순간에는 유럽파를 선택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성적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수층을 두텁게 하지 못하는 부메랑이 된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유능한 젊은 선수들을 활용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호주 아시안컵에서 백업 멤버였던 무토 요시노리(FC 도쿄)나 J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나가이 켄스케, 가와마타 켄고(이상 나고야 그램퍼스) 등 J리거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튀니지전의 선발 멤버 중 해외파는 사카이 히로키(하노버),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키요타케 히로시(하노버) 등 4명에 불과했다.

일본 언론들은 할릴호지치 감독의 이러한 방침을 지지했다. “할릴호치지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보였다”, “처음 소집한 선수를 기용하는 등 신선했다”는 반응이다. 이는 선수단 개편, 넓게 보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대비한 세대교체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혼다, 오카자키, 카가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과제를 다시 상기했을 뿐이다.

일본은 세 선수가 투입되기 전까지 부진을 보였다. 제대로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물론 새롭게 구성한 선발 멤버였기에 차질은 당연하지만 유럽파 없이 경기를 치를 경우 전력의 약화가 뚜렷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혼다, 오카자키, 카가와가 차례로 들어오자 팀이 달라졌다. 스피드는 한 단계 빨라졌고 문전에서의 날카로움도 예리해졌다. 후반 33분 오카자키의 헤딩 선제골이나 후반 37분 혼다의 추가골 모두 이러한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혼다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근 몇 년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카가와도 2-0으로 달아나는 혼다의 추가골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제 몫을 해냈다.

일본 언론들은 이러한 선수 운용에 대해서도 칭송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바꿨을 만큼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하지만 혼다, 오카자키, 카가와의 출전 유무에 따라 경기력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점은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이었다. 세 선수의 경기력이 워낙 뛰어나지만 언제든지 부진에 빠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 선수가 없이도 경기를 무난히 치를 만큼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할릴호지치 감독도 승리 속에서 더 큰 과제를 안은 셈이 됐다.

사진=케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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