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김선민, 왼발 골 속에 숨어있던 15cm 흉터는?
입력 : 2015.03.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드린 FC안양 김선민. 그의 왼발에는 남모를 아픔이 숨어있었다.

올해 울산 현대에서 안양으로 임대 이적한 김선민은 지난 29일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의 K리그챌린지 2라운드에서 후반 4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1-1 동점골을 넣었다. 이 골로 안양은 서울 이랜드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잇었다.

김선민은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멋지게 왼발 중거리골을 터트렸지만 그의 발목에는 깊은 상처가 있다. 얼핏 보기에도 세로로 길게 새겨져 있는 상처는 15센티가 족히 넘어 보인다. 평소에는 긴 축구 스타킹으로 가려져 흉터 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도 없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상처는 그의 축구 인생을 닮아있다.

큰 흉터 자국은 2011년 겨울에 생겼다. 2010년 수원공고를 졸업하고 야심 차게 진출한 일본 가이나레 돗토리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치르다 상대의 태클로 발목이 골절되었다. 그래서 15센티의 철심을 박았다. 꿈을 키운 운동장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6개월이나 걸렸다.

재활도 쉽지 않았다. 일반인은 생각하지 못할 고통이 따랐다. 친한 친구 하나 없는 일본에서 외롭고 힘든 날이 반복되었다. 발목이 괜찮을 만하면 통증이 재발하고 상처가 제대로 낫지 않았다. 후유증도 따랐다. 멋진 중거리 골을 터트린 그의 왼쪽 발목은 온전히 펴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평소에는 왼발 슈팅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제대로 펴지지도 않는 왼발로 슈팅을 때리면 가슴 깊숙이까지 전해지는 통증 때문에 괴롭다. 왼쪽 발목 강화를 위해 밴드 운동(고무줄로 근력을 기르는 운동)을 하는 것이 그나마 통증을 줄여준다. 하루라도 밴드 운동을 거르면 왼쪽 발목이 뻐근해 지고 불편해 진다.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골도 왼쪽 발등에 힘을 줘서 힘차게 때린 게 아니다. 평소에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 발을 써야 했기에 발목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발목 안쪽으로 감아 찬 것이 골로 연결되었다.

프로 데뷔골을 멋진 왼발 골로 성공시킨 김선민 선수는 “큰 의미가 있는 골이다. 팀에 도움이 된 골이기도 하지만 왼쪽 발목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을 날려버릴 수 있었던 골이었다. 이제는 왼발로 고생한 지난날을 조금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었다. 앞으로는 좋은 날만 있게 노력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FC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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