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고마워] 차두리의 마지막 여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입력 : 2015.03.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김성진 기자= 차두리 고마워. 축구팬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한 차두리를 향한 마지막 인사다. 차두리는 자신의 마지막 A매치에서도 혼신을 다한 플레이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31일 A대표팀은 뉴질랜드를 상대로 3월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차두리의 마지막 A매치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월 A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뉴지랜드전에서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를 성대하게 치러주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차두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SNS를 통한 이벤트와 차두리의 이름과 번호가 금색으로 된 차두리만을 위한 유니폼도 제작했다. 또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차두리고마워’가 적힌 응원 클래퍼를 배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에게 명예를 안겨주었다. 마지막 A매치에 나서느 그의 왼쪽 팔뚝에 노란색 주장 완장을 채워주며 멋진 마무리를 연출했다. 팬들은 차두리가 소개되고 전광판에 얼굴을 비출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주위의 이러한 배려와 준비, 박수를 받은 그는 멋진 경기력을 보답했다.

팬들이 차두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측면을 헤집는 호쾌한 드리블이다. 차두리는 경기 시작부터 빠르게 뉴질랜드의 왼쪽 측면을 헤집었다. 차두리의 마지막 역주에 팬들은 우뢰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 시에는 가장 먼저 뒤로 물러나 수비진을 조율했다. 전반 6분에는 특유의 돌파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또한 반대편 동료와 호흡을 맞추며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전반 42분. 슈틸리케 감독은 예정대로 차두리를 교체아웃했다. 차두리는 주장 완장을 기성용에게 넘겼고 3만 3,000여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영웅의 퇴장에 박수를 보냈다.

차두리는 마지막 A매치에서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차두리에게는 골, 도움 이상의 것이 있었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드리블과 움직임, 동료를 위한 보이지 않는 헌신 등이었다. 팬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모두가 박수를 쳤고 눈물을 흘렸다.

하프타임은 차두리를 위한 시간이었다. 차두리를 위한 헌정 영상이 나오자 차두리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부친 차범근 전 감독이 꽃다발을 안겨주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를 보는 이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차두리는 “나는 잘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그걸 여러분이 알아준 것 같아서 마지막에 행복하게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됐다. 대표팀에 많은 성원 부탁한다. 항상 감사하고 행복한 선수로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이렇게 국가대표로서 차두리의 마지막 여정도 마무리 됐다. 하늘에서 내리던 비는 영웅의 퇴장에 슬퍼하는 눈물이자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앞둔 영웅을 축복했다.

#차두리고마워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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