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함 장착’ 지소연, WC서 '메시급' 플레이 기대
입력 : 2015.04.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신명기 기자=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24, 첼시 레이디스)의 발전상은 비단 기량에 국한되지 않았다. 완승에도 불구하고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의연함’까지 장착한 지소연의 정신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왜 지소연이라는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를 납득하게 만들었다. 우선 개인 기량이 출중함에도 자만하지 않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가 압권이었다.

지소연은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국내에서 치러진 A매치 2연전(러시아)서 대활약하며 한국 여자축구의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경기장에서는 번뜩이는 활약으로 리오넬 메시(27, 바르셀로나)를 연상시켰고 경기 후엔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스타 선수의 아우라를 풍겼다.

오는 6월 열리는 2015 캐나다 월드컵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선수로 지목되고 있는 지소연은 지난 러시아와의 1차전 결승골에 이어 이번 2차전서도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차전서 체력 안배를 병행했던 지소연은 2차전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결정력 뿐만 아니라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능력도 뛰어난 지소연은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러시아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사이 공간을 활용한 지소연은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볼 컨트롤과 날카로운 패스워크로 러시아 수비진을 휘저었다.

체구가 작아 공중 경합에 능하지 않은 지소연은 좋은 위치선정으로 위협적인 헤딩 슈팅까지 선보였다. 자신의 약점까지도 영리한 플레이로 보완하는 지소연의 모습은 2015 캐나다 월드컵을 대비하는 여자대표팀에 큰 힘이 됐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알려진 지소연의 화려한 플레이의 연속선상에 있었다. 하지만 이날 지소연의 플레이에서 돋보였던 것은 팀을 가장 우선시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동료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서 자신이 먼저 희생하는 지소연의 모습은 귀감이 될 만 했다.

지소연은 후반 들어 자신의 원래 위치인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다소 쳐진 위치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심지어 한국의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수비 가담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소연은 경기 후 이 부문에 대해 질문한 취재진에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서로 간격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려가서 플레이했다.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체력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하고 공격수부터 수비를 해줘야지 수비수들도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시차 적응으로 인해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던 상황임에도 팀을 생각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지소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방에 함께 배치된 박은선과 자주 손짓, 몸짓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일단 은선 언니(박은선)랑 떨어지게 되면 최전방 공격수인 은선 언니가 고립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그렇게 함으로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좀 더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 지소연의 반응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지소연은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시차적응 실패, 높아진 기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첼시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꾸준히 경험한 지소연은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이었다. 이미 기량 부분에서는 최고 수준에 올라선 지소연이 성숙한 모습을 토대로 한국의 ‘캐나다 기적’을 이끌 수만 있다면 진정한 세계적 선수 반열에 올라설 것은 자명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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