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터뷰] 홍정호-지동원, “어렵게 잡은 기회 놓치지 않겠다”
입력 : 2015.04.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함부르크(독일)] 김한별 기자= 패배의 아쉬움 출전기회의 간절함도 컸다.

아우크스부르크 듀오의 이야기다. 홍정호(26), 지동원(24, 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은 25일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30라운드에서 모처럼만에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팀은 함부르크에 덜미를 잡혔다. 아우크스부르크 듀오에게도 그리고 그 팀에게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27라운드 이후 선발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홍정호는 이 날도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갑작스런 골반통증으로 지난 21일 훈련에 불참했지만, 부상의 여파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반 20분만에 손 쓸 새 없이 다소 허무하게 함부르크에 두 골을 내준 것은 수비수로서 뼈아팠다.

지난 두 경기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지동원은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4분 교체 출전했다. 2선 공격수로 출전해 2선 전 지역과 더불어 중원까지 커버리지를 넓혀 부지런히 뛰었으나 이번에도 득점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두고 5위권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3일에 열렸던 경기에서 5위에 랭크중인 샬케가 마인츠에 패했기 때문에 아우크스부르크로선 순위 반등의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6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져있던 함부르크를 상대로 승점을 헌납한 것은 더욱 맥 빠지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두 선수도 이 날 패배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정호는 “최근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원정이든 홈이든 잡을 팀은 잡아줘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지난 28라운드 파더보른전에 이어 하위권 팀 원정에서 승점을 쌓지 못한 점에 대해서 짚었다.

하지만,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는 법이다. 아니, 어쩌면 위기 속 기회가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꼬박 세 경기 만에 아우크스부르크 듀오는 동시 출전을 기록했다. 축구선수에게 출전기회보다 더 큰 찬스는 없다.

바이지를 감독은 최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홍정호는 29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 정도만 활약한다면 괜찮을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평을 내린 바 있다.

지동원은 비록 최근 2경기에서 결장하긴 했지만 이번 함부르크 전에서 1-2로 끌려가고 있던 승부처 상황, 바이지를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지동원이었다.

분데스리가는 이제 4경기가 남았다. 그 4번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는 듯, 두 선수는 인터뷰 내내 “어렵게 잡은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래는 두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



- 오늘 경기를 평가하자면?
홍정호= “이른 실점으로 경기가 힘들게 흘러갔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팀이 전반적으로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첫 실점이 너무 빨리 나와서 선수들도 좀 당황했다. 게다가 추가 실점도 이른 시간에 나와서 힘든 경기를 했다. 최근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즌을 잘 마무리하려면 원정이든 홈이든 잡을 팀은 잡아줘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지동원= “초반에 2실점을 너무 빨리 한 게 뼈아팠다. 팀이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반전에 투입되었는데 열심히 뛰었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못 만든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함부르크가 6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 중이었는데, 오늘 함부르크에 세 골이나 실점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홍정호= “일단 우리 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에 어중간하게 갭이 생긴 것이 미스였다. 함부르크가 그 점을 잘 공략했다. 함부르크 투톱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두 선수의 현재 컨디션은 어떠한가?
홍정호= “장기 부상이었던 발목 부종은 다 나았다. 골반에 통증이 있어서 화요일 훈련에 결장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졌다. (오늘 전반전 도중에 허벅지 통증을 느끼는 것 같던데?) 전반 30분경에 상대 올리치 선수와 경합과정에서 허벅지 타박이 있었다. 그 때문에 경기 내내 고생했다. 방금 약을 바르긴 했는데 아마 약 먹고 치료 잘 하면 큰 문제 없을 것 같다.”
지동원= “특별히 아픈 곳 없이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국가대표 차출 시기에 안 좋았던 발목 상태는 어떤지?) 좀 아프긴 한데 운동하는 데 전혀 문제 없다. 그리고 발목부상이 통증을 동반한 채 운동 하다 보면 낫는 곳이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은 안 하고 있다.”

지동원)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고 있는데 조급하진 않은지? 솔직한 심경은?
“공격수니까 당연히 득점을 하고 싶다. 골을 안 넣은 지 너무 오래 됐기 때문에 더욱 간절하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을 한다고 해서 골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두 경기 결장하고 오늘 다시 경기에 출전했는데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게 최우선 목표인 것 같다. 다만, 경기장에서 기회가 왔을 때 득점하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홍정호) 27라운드 샬케전에서 복귀 경기를 뛰었을 때, 훈텔라르를 상대로 밀리지 않고 좋은 활약 펼쳤는데. 어떤 심경으로 뛰었는지?
“3개월 동안 쉬고 복귀하는 경기였고, 동료 수비수인 칼센 브라커 선수가 부상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뛴 경기였기 때문에 올 시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뛰었다. 현재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고 있고 덕분에 컨디션도 몸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지동원) 26라운드부터 원톱이 아닌 2선에서 뛰고 있는데, 현 소속팀에서 어느 포지션에서 뛰는 게 가장 자신 있는지?
“아무래도 2선에서 뛰는 게 편하다. 대표팀에서는 원톱에서 뛴다고 해도 2선 공격수들과 스위치를 많이 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아우크스부르크 같은 경우에는 원톱 공격수는 1선에서 버텨주는 역할을 하길 원한다. 하지만 내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 26라운드부터 2선 공격진으로 내려서게 되었는데 포지션과 관련해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감독님이 보기에도 2선이 내 기량을 발휘하기에 더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친한파이기도 한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이 계약 연장을 했는데 두 선수에게 청신호라고 봐도 될지?
지동원= “우선 감독님이 팀을 만드는 데 있어서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 있으면 심적으로 더 편하게 임하실 수 있기 때문에 팀에게는 분명히 좋은 요소이다. 나와 정호 형도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홍정호= “감독님의 계약 연장과는 별개로, 지금 오랜 기다림 끝에 기회가 주어졌는데 더 노력하고 늘 준비해서 이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남은 시즌 목표는?
지동원= “개인적으로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싶은 바람이 있지만 우선 팀이 유로파리그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남은 4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쌓는 것이다. 팀이 유로파진출권을 따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홍정호= “더는 부상 당하지 않고 시즌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 남은 경기 기회를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경기를 뛰면서 잘 마무리 하고 싶다.”

오랜만에 인터뷰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데,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홍정호= “저희 두 선수 모두 팀에서 열심히 준비 하고 있고, 경기장에서 좋은 플레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많이 관심 가져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주 더 나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동원= “아우크스부르크 경기를 챙겨 보실 수도 있고 기사로만 접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둘은 항상 묵묵히 준비하고 경기 치르고 있습니다. 좋은 시선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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