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의 蹴球正道] 진격 앞으로! '광주발 돌풍'이 더 짜릿한 이유
입력 : 2015.05.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파견 강습회에 초청된 이탈리아의 베테랑 지도자 렌조 울리비에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K리그 2경기를 봤는데, 공을 소유하다가 잃었을 때 수비가 뒤로 내려서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빼앗긴 공을 다시 그 자리에서 빼앗을 생각을 하는 선수는 없어 보였다.” 이는 평소 K리그 경기를 보는 축구팬들이라면 자주 얘기하는 사안이다. 소극적이고 수비적인 경기운영으로 인해 많은 득점이 터지지 않고, 경기가 지루해져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는 지적이 자주 일곤 하는 K리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이 팀에게만큼은 이러한 지적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바로 승격 첫 해 승격팀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남기일 감독의 광주FC이다.

현재 3승3무3패로 리그 7위에 올라있는 광주FC는 2위 울산과의 승점 차이가 2점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5월 3일 경기종료 기준) 선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로 인해 잠시 홈구장을 떠나있었던 광주FC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의 이번 시즌 첫 홈경기로 치른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도 적극적인 축구를 구사하여, 3-2 승리를 따내며 홈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전보를 올렸다.

남기일 감독의 광주FC,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그들이 K리그 팬들의 마음을 훔쳐가고 있다.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

광주FC가 팬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결코 물러나지 않는 축구를 하며 “전진 앞으로!”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여 강팀인 전북을 맞이해서도 절대 꽁무니를 빼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격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이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광주FC의 경기를 보면 공을 소유하고 있다 상대팀에게 뺏겼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달려들며 다시 공을 뺏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광주FC의 경기 스타일은 K리그 내에서 전북이나 수원과 같은 강팀들이 아닌 이상 그 동안 하위권 팀들이 구사하지 않았던 적극적인 모습으로,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시도민구단도 충분히 재밌고, 적극적인 수비를 통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을 뺏으면 공격 앞으로!

적극적인 전진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하면 광주FC의 선수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마치 투우사의 손에 들려있는 빨간 천을 향해 내달리는 성난 황소처럼 상대 골문을 향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광주FC의 공격진은 1:1 드리블을 하는 것에 있어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팀들이 개인 드리블을 이용한 공격보다 패스를 통한 공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K리그 내에서, 이러한 광주FC의 공격 형태는 팬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공격으로 나설 시 골로 연결되든 빗나가든 슈팅까지 마무리 짓고 내려오는 광주FC의 선수들이다.




이렇게 과감한 공격축구를 보여주는 광주FC의 경기력에 많은 축구팬들이 열광하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광주FC의 이러한 공격축구는 많은 광주시민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것이 분명하다.

광주FC, 롤모델이 되었으면



앞서 언급했듯이 K리그 내에서 상위권 팀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축구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팀의 스쿼드를 가지고 클래식리그에 잔류해야 하는 부담감이 저마다 있기 때문이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하위권이나 강등이라는 성적은 칼바람이 몰아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참 딜레마 같은 것이다. 성적을 따르자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축구를 하자니 성적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 지금까지 많은 팀들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이번 시즌 광주FC가 보여줬으면 한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축구를 하면서 성적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반드시 이를 이뤄내어 하위권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팀들도 얼마든지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으면 한다.

렌조 울리비에리는 인터뷰에서 또 한 마디를 남겼다. 소극적인 축구가 구현되는 이유에 대해 “이건 지도자가 해결해야 한다. 일단 지도자가 공격적이고 도전적으로 변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달려들어 패스를 차단하라고 요구해야 하는 게 현대 축구다.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는 건 옳지 못하다. 나는 한국 지도자들이 좀 더 공격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능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많은 감독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광주FC의 적극적인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蹴球正道(축구정도)란 축구만을 바라보며 축구를 위한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는 말입니다. 항상 축구만을 생각하며 축구를 위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황경수 객원기자
사진=SPOTV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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