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2만명’의 선물 받은 제주의 5월은 행복했다
입력 : 2015.05.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우승호 기자=제주유나이티드에게 ‘관중 2만명’은 간절한 염원이자 목표였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감독이 머리를 오렌지 색으로 염색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2만명이란 관중은 쉽게 이룰 수 없었다. 그런데 2014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제주유나이티드는 그렇게 간절했던 염원을 이뤘다.

제주는 5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9라운드 울산과의 경기에서 전반 제파로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전 강수일과 윤빛가람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극적인 승리만큼이나 제주에게 값진 결과는 바로 관중이었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는 20,013명이었다. 어린이날에 화창한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수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왔고 제주는 관중들에게 역전승으로 화끈하게 보답했다.

그리고 멋진 경기력 만큼 관중들을 만족시켰던 것은 K리그의 모범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제주가 어린이날을 맞이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마케팅과 다양한 이벤트들이었다.

제주는 울산과의 경기에 앞서 신인 선수들인 김태호, 정영총, 심광욱, 배재우, 김선우 선수가 나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 미더 머니’를 페러디한 ‘쇼 미더 세레머니’라는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직접 개사한 가사와 함께 수준급의 랩 실력을 보여준 영상은 경기 전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다.

경기 당일에는 어린이날을 맞이해 가족 단위 관중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특히나 경기장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여 경기를 보는 눈과 귀만큼이나 맛있는 음식으로 입까지 만족 시켜 주었다. 이날 제주는 말고기와 돼지고기, 광어회, 딸기 시식행사를 열었다. 그야말로 땅과 바다에서 나는 산해진미의 향연이었다.



제주 여행을 왔다 기자의 권유로 경기장을 찾았던 한 지인은 “그동안 여러 경기장을 가보았는데 고기와 회, 과일까지 먹을 수 있는 경기장은 제주가 처음이었다”며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오면 먹거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는 최고였다”고 손가락을 들어올려 주었다.

제주는 이밖에도 대형 풀장을 설치해 직접 손으로 광어를 잡는 체험 행사를 비롯해 도립무용단과 어린이 치어리딩 공연, 타악기 밴드 공연, 인기 만화 캐릭터 월드 등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타깃으로 한 여러 이벤트들을 통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함께 하는 포토타임 이벤트는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에게 선사하는 제주의 마지막 선물로 자리잡았다.

이번 9라운드에서 K리그 클래식은 지난 2012년 실관중집계 도입 이후 최단 경기 50만 관중을 돌파했는데 지난해와 비교 했을 때 12경기나 빨리 달성하였다. 제주는 이번 라운드에서 전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을 기록하며 K리그 흥행의 주역이 되었다. 이제는 경기력 만큼이나 흥행에서도 제주는 K리그의 중심부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날 노래 중에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는 가사가 있다.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 그리고 단 한 명의 관중이라도 더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지원 스태프들이 있는 제주유나이티드에게 2014년의 어린이날은 ‘2만명’이라는 소중한 추억을 완성했다. 2015년 제주도의 오월은 푸르렀고 제주유나이티드는 크게 성장했다.

사진=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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