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었던 일본의 '천재 공격수' 우사미 타카시
입력 : 2015.05.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FC서울을 상대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두 골을 넣은 감바 오사카의 우사미 타카시는 청소년 시절 일본 축구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던 유망주였다. 감바 오사카 유소년팀을 거쳐 2009년 감바 오사카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그는 17살의 나이로 구단 사상 최연소 데뷔 기록을 경신했고, 19살에는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일본 축구의 주요 선수로 떠올랐다.

특히 그에 대한 일본 열도의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2011년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팀을 옮길 때였다. 당시 뮌헨은 공격형 미드필더 우사미의 탁월한 개인 기술과 잠재력을 주목해 완전 이적 조건이 걸린 임대 영입을 제의했다. 우사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해 기량을 향상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남기며 임대 제의를 수락했고, 유럽 명문 클럽이 자국 유망주의 잠재력을 주목했다는 사실에 일본 열도는 기쁨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우사미의 첫 번째 유럽 진출은 순탄치 않았다. 마리오 고메즈, 아르옌 로벤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1군 무대에는 애초 예상대로 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컵대회 포함 시즌 5경기에 출전해 1골만 기록한 채 대부분 시간을 2군 팀에서 지냈다. 2군 팀에서 18경기 6골의 스탯을 쌓았던 우사미는 자신에 대한 뮌헨 구단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결국 완전 이적이 취소되면서 한 시즌 만에 유럽 경력이 마감될 위기에 처했다.

이후 우사미는 2012-13 시즌 분데스리가의 호펜하임으로 1년 임대를 떠나게 돼 유럽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을 연장했다. 시즌 초반에는 두 골을 기록하며 살아나는가 했지만, 중반부터 감독 교체로 인해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감각은 날로 떨어졌다. 결국, 우사미의 첫 번째 유럽 진출은 두 시즌 만에 끝이 났고, 일본 열도도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때 일본의 차세대 공격 자원으로 주목하기도 했던 한국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서도 그는 조금씩 잊혀가는 듯했다.

하지만 친정팀으로 돌아온 우사미는 아픔을 뒤로한 채 재기에 성공했다. 2013 시즌 18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며 짧은 시간에 J리그 지배에 성공한 그는 2014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10골(컵대회 포함 35경기 19골)을 넣었다. 한창 진행 중인 2015시즌은 리그 11경기에 출전해 10골(컵대회/ACL 포함 19경기 15골)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에서의 좋은 폼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우사미는 지금까지 7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특히 4골 중 3골은 한국 팀을 상대로 한 득점이었다. 이미 2009년 FC서울, 2010년 수원 삼성을 상대로 한 골씩 기록하며 한국 팀들에게 아픔을 안긴 바 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성남 FC와 FC서울을 상대로 각각 한 골, 두 골씩을 터트려 다시 한 번 한국 팀에 비수를 꽂았다. 특히 패트릭과 함께 투톱으로 원정에 나선 이번 16강 1차전은 서울의 스리백을 무너뜨린 주역이었다.

유럽 무대에서 실패를 겪은 뒤, 조금씩 우리 기억에서 잊혀가던 우사미는 어느덧 재기에 성공해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우사미에게 두 골을 내주며 홈에서 1대 3으로 패한 서울은 타격이 상당하다. 8강 진출을 위해서는 2차전 원정에서 세 골 이상의 다득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이 다득점만큼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감바의 주요 선수 우사미에 대한 수비다. 우사미에게 추가 실점을 내줄 경우, 서울의 8강 진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서울은 다음 오사카 원정에서 최대한 무실점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어 승부를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 공격수 우사미 타카시에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일본의 천재 공격수 우사미 타카시는 아시아 무대에서 견제해야 할 요주의 인물로 다시 떠올랐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임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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