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탐구생활] Oh My Hero! '블루캡틴' 염기훈
입력 : 2015.05.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왼발의 지배자’ 현재 K리그 6득점 6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염기훈을 수식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가 청백적의 완장을 팔에 찼을 때, 블루 캡틴 염기훈으로서 가장 빛이 난다. 염기훈은 2010년 수원에 입단한 이후, 구단 역사상 신홍기를 포함하여 두 명 밖에 없는 2년 연속의 주장을 역임한 선수다. 그의 뛰어난 리더십과 청백적 완장을 보고 있으면, 영화 어벤져스의 리더,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떠오른다.



캡틴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는 선천적으로 약한 몸을 갖고 태어났지만, 남을 생각하는 마음과 희생정신으로 캡틴아메리카로 선정되어 신체적 결함을 이겨냈다. 그리고 남다른 노력과 의지만으로 슈퍼히어로가 되어,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구원해냈다. 염기훈도 어린 시절 자전거에 오른쪽 발가락을 끼이는 사고를 당한 후 축구를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열정과 의지 하나만으로, 피나는 노력 끝에 지금의 날카로운 왼발을 얻었다. 그 왼발로 현재 수원을 위기의 순간마다 구해내고 있다.염기훈은 과거 선천적 습관성 빈혈로 인해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캡틴아메리카의 모습처럼 매일 아침 운동장을 몇 십 바퀴씩 돌며 빈혈을 이겨내고 체력을 길러냈다. 그 결과 FA컵, 리그, ACL을 병행하는 살인 일정에도 주장 완장을 달고 풀타임 소화해내는 현재의 체력을 가질 수 있었다.

캡틴아메리카는 임무수행 중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70년간 얼음 속에 갇혀 있었다.그리고 그는 깨어나 과거의 인물이지만 현대를 지키는 '다시 돌아온 영웅'으로 살아간다. 과거의 슈퍼 히어로는 사람들에게 잊혀 졌다고 생각했지만, 모두가 캡틴아메리카를 추억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수원의 염기훈도 경찰청에서 군복무의 공백기를 마친 후 다시 돌아와 수원을 위해 뛰고 있다. 구단은 2년간 그를 잊지 않고 등번호 26번을 결번으로 두었다. 그리고 염기훈이 돌아올 때 '왕의 귀환'이라며, 모두가 반겼다.



캡틴아메리카의 정의감은 다른 어떤 슈퍼 히어로보다도 투철하다그의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 때문에 너무 보수적이고 융통성이 없다며 싫어하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 끝에는 항상 본인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 있기에 믿음직한 리더로 사랑 받는다. 이와 비슷한 염기훈의 도덕심은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백혈병에 걸린 팬을 위해 직접 찾아가서 유니폼을 주고 기부까지 한 사실은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다. 경기장 내에서는 선수생활 동안 한번도 퇴장을 받은 적이 없을 만큼 매너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로 유명하다.

팀 내 베테랑 선수인 염기훈은 책임감도 뛰어나다. 후배 선수들에게 솔선수범하며 훈련을 가장 먼저 시작하여 가장 늦게 끝냈다또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합숙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면서 수원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염기훈의 노력은 결과로 나왔다. 올 시즌 공식경기 18경기 출전 중 무려 8골 12도움을 기록하며, 50-50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4월에 이어 5월에도 팬들이 뽑은 이달의 MVP를 수상하며 2연패를 달성한 유일한 선수가 되었다.

올해 수원삼성블루윙즈는 20주년을 맞이하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그 중심에 블루캡틴 염기훈이 있다. 세계 최강의 히어로들을 이끄는 캡틴아메리카와 견주어봐도 염기훈의 리더십과 책임감, 숨겨진 노력과 땀이 부족하지 않다. 수원팬들은 그래서 오늘도 그를 보며 말한다. Oh My Hero! 블루 캡틴 염기훈.

글=<내 인생의 킥오프> 최준호
사진= 수원 블루윙즈, 영화 어벤져스2 공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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