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의 그림자에 가려진 로페즈의 '진면목'
입력 : 2015.05.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수일마르' 제주유나이티드의 강수일이 전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이젠 제주도를 넘어 육지 팬들에게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수일에게만 관심을 가지기엔 로페즈가 섭하다. 최근 전북의 에두와 레오나르도 못지 않은 제주의 비타민이 되어가고 있다.

제주는 23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2라운드 전남과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사실 이날 제주는 전반전에만 2골을 넣으면서 제주의 승리로 굳혀지는듯 했다. 하지만 하프타임때 노상래 감독이 라커룸에서 헤어드라이기를 켰는지 전남은 후반전에 두 골을 넣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경기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이용이 헤딩골을 넣으면서 제주가 승리를 쟁취했다.

최근 제주의 '감귤타카'의 기세가 남다르다. 예전엔 그냥 재밌게만 보였던 '감귤타카' 라는 네 글자가 이젠 무서워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전에만 터졌던 강수일의 두 골은 감귤타카의 무서움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로페즈가 진대성에게 패스하고 진대성은 볼의 속도를 살려서 슬쩍 옆에있던 강수일에게 내줬다. 쇄도하던 강수일은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눈 깜빡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였다.

첫번째 골은 재빠르게 전남의 수비를 뚫었다면 두번째 골은 묵직하게 마무리 지었다. 전남 선수들은 제주의 선제골에 당황했는지 압박이 느슨해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윤비트' 윤빛가람이 시원하게 중거리 슛을 날렸다. 전남의 골키퍼 김병지가 가까스로 막았으나 흘러나온 공을 옆에 있던 강수일이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두 점까지 벌렸다. 때로는 간결하게 혹은 시원하게 골을 집어 넣을 줄 아는 제주였다.

이번 경기가 끝난 후 모든 포커스는 단연 두 골을 집어 넣은 강수일에게 쏠렸다. 국가대표 승선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괜히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에 빗댄 '수일마르'라는 별명이 붙은게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 강수일에게만 관심이 쏠리면 로페즈가 섭하다. 이날 강수일이 네이마르 였다면 로페즈는 수아레스 같았다. 분명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좌우 가리지 않고 사이드에서 전남의 수비수들을 흔들었다. 로페즈가 측면으로 빠지면 강수일이 그 빈공간으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슈팅을 연결하는 위협적인 장면도 많았다.

로페즈의 활약은 역습 찬스에서 더 돋보였다. 전반 15분경 혼자서 드리블로 네 명의 수비수를 상대하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첫 번째 골 장면에서 템포를 죽이지 않고 진대성에게 연결하는 장면도 좋았다. 드리블과 빠른 패스, 슛팅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춘 로페즈는 오렌지 군단 제주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로페즈는 이번시즌 제주에 합류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다. 포털 사이트에 로페즈라 검색하면 뜨지도 않는다. 하지만 적응기간도 없이 이번시즌 11경기를 출전하며 제주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2골 4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 포인트도 곧 잘 터뜨린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으니 제주 조성환 감독이 로페즈를 예뻐할 수 밖에 없다. 제주는 '감귤타카'에 더 없이 잘 어울리는 로페즈가 있기에 제주발 돌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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