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다시보기] 울산vs포항, 장단점이 명확했던 '동해안 더비'
입력 : 2015.05.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 25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는 양 팀이 2골을 주고받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은 전반 10분과 32분에 양동현이 골을 기록했고, 포항은 전반 14분과 후반 7분에 티아고와 김승대가 각각 골을 기록했다. 양 팀은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로 골을 넣으며 확실한 무기를 보여줬지만 반대로 단점 또한 확실하게 드러내며 사이좋게(?)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전반전, 울산의 힘과 높이에 눌린 포항

울산은 이날 양동현과 김신욱, 두 명의 트윈타워의 힘과 높이를 이용해 포항을 압박했다. 전반전만을 놓고 보면 윤정환 감독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들었다. 전반전에 울산의 높이와 힘에 눌린 포항은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자신들의 축구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울산이 골을 넣은 상황들이 이를 정확히 보여주었다.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롱볼을 이용해 상대진영으로 공을 투입시켰다. 그런 다음에 포항진영에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여 상대팀의 특기인 패스축구를 할 공간을 주지 않았다. 양동현과 김신욱이 비벼준 이후 떨어뜨려준 세컨드 볼에 울산 선수들은 집중하였고, 그 결과물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나왔다. 전반 10분 롱볼로 시작된 울산의 공격을 포항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양동현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빼앗아 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의 높이와 힘의 축구에 포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실점한 순간이었다.

전반 32분 울산의 추가골 역시 높이에서 나왔다. 코너킥에서 제파로프의 날카로운 킥을 양동현이 헤딩으로 포항의 골문을 가르며 점수 차이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양동현은 이날 전반에만 두골을 기록하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전반전에 울산의 트윈 타워는 수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전반 20분 임창우의 롱 드로인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돌려놓았고, 이를 양동현이 오버헤드 킥으로 연결했다. 슛은 포항의 골문을 아깝게 빗나갔다. 또한 울산 좌우 풀백 임창우와 정동호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울산 공격에 활력을 더하며 포항을 압박했다.

포항은 전반 14분 골 장면을 제외하면 울산의 힘과 높이에 밀리며 자신들의 특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포항은 피지컬로 압박해 들어오는 팀에 약점을 노출시키며 단점을 보여주었다.

후반전, 공간을 사용한 포항의 패스축구에 허점을 노출한 울산

울산의 트윈타워에 대한 포항의 답은 공간이었다. 이것은 포항이 잘 할 수 있는, 포항이 가지고 있는 무기였다.

전반 14분, 울산 수비라인을 파고드는 티아고에 맞춰 손준호가 정확한 로빙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받은 티아고는 깔끔한 대각선 슈팅으로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전반전, 울산의 피지컬과 압박에 밀린 포항이었지만 그들의 장기인 공간침투로 어느 정도의 실마리를 찾은 순간이었다.

후반전은 전반전에 찾은 실마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포항의 페이스였다. 김승대는 수시로 공간을 파고들며 슛과 패스를 시도했다. 김승대의 공간침투에 울산의 수비는 빈번히 뚫렸고, 이는 주도권을 포항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발판이었다.

김승대는 공간침투 능력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슛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7분, 수비가 걷어낸 공을 박스 바깥에서 발리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김승규의 경고누적으로 오랜만에 출전한 송유걸 골기퍼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김승대 이외에도 심동운, 티아고, 교체 출전한 이광혁 등이 수시로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울산 수비를 괴롭혔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없는 포항으로서는 어느 팀보다 제로톱에 대한 선수들의 이해도가 높아보였다. 하지만 포항도 더 이상의 추가골은 넣지 못하며 경기를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확실한 스트라이커의 부재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포항이었다.

울산은 포항의 공간 침투를 막기위해 수비진이 물러나며 포항에게 중원마저 내주었다. 따라서 포항의 패스연결은 더욱 원할해 졌다. 결국 울산은 트윈타워를 포기하며 김신욱을 카사와 교체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장점을 포기한 울산을 결국 이도저도 아닌 축구로 포항에 이렇다 할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각각의 장단점을 확인한 두 팀, 앞으로의 개선점도 분명히 드러나

울산과 포항은 이날 경기서 각자의 장점으로 골을 넣었고, 단점으로 실점을 하였다. 포항은 공간에 대한 강점과 상대 피지컬과 스트라이커 부재에 대한 약점, 울산은 힘과 높이에 대한 강점과 뒷공간 침투에 대한 약점을 노출했다. 따라서 앞으로 장점은 더욱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강해야만 두팀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박상학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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