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K리그 시민구단 최초로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 16강 진출 등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성남 FC가 광저우 원정에 나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1차전 승리를 지킨다는 생각보다 맞불 작전으로 나서 8강 진출을 확정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성남은 27일 오후 9시 중국 광저우의 텐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서 광저우를 2-1로 꺾으며 이변을 연출한 성남은 리드를 안은 채 2차전에 나선다.

일단 성남은 1차전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유리해졌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 진출에 성공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 운영에서 절박함을 안고 경기를 시작해야 할 광저우의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6강 1차전 경기와 수원과 전북이 치른 2차전 경기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성남이 리드 지키기에 초점을 맞출 경우 역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단 1차전서 광저우를 상대로 배수진을 친 성남을 제외하고 전북, 수원, 서울 모두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모두 원정골을 허용하면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했던 것이 결과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닥공’을 모토로 하는 전북은 홈에서 벌어진 1차전서 선제골을 넣은 뒤 지나치게 무실점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공세로 나선 베이징 궈안(중국)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반드시 1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2차전을 치른 전북은 특유의 공격 전술로 베이징을 몰아붙이며 1-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국 지키려는 자가 뺐으려는 자를 당해내지 못했던 교훈이 이 2경기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또한 전북과 베이징과의 2차전서 양팀의 교체 판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골이 필요했던 전북은 전반 중반 부상당한 정훈 대신 레오나르도를, 후반 이른 시간 에두를 연이어 투입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실점하지 않으려고 한 베이징은 공격수 대신 미드필더를 투입하면서 굳히기에 나섰다. 결과는 교체 투입된 에두가 결승골을 터뜨린 전북의 승리. 베이징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여러 공격수를 교체 아웃시킨 상황에서 추격의 힘을 잃었다.

결국 성남 입장에서도 교체 타이밍과 전술 변화에 있어 성급하게 수비적으로 나선다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연장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고 1골을 먼저 실점하는 상황이 나왔을 때 내세울 비장의 카드를 대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전날 기자회견서 “지키려고 생각하면 우리가 탈락한다”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김학범 감독의 접근법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김학범 감독의 말처럼 0-0 상황에서 1골만 허용하더라도 단번에 리드가 광저우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엘케손의 출전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굴라트가 버티고 있는 광저우를 상대로 무실점을 하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지키려는 자’가 되기보단 승부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려는 것이다. 사실 시민구단인 성남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 굴라트 등 특급 용병들을 데려온 ‘아시아의 갈라티코’ 광저우에 승리한 것만 하더라도 큰 성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학범 감독은 항상 “잃을 것이 없다”는 표현으로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김학범 감독의 접근법은 시민구단 최초 AFC 챔피언스리그 1승, 16강을 넘어 8강 진출을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한국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