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돋보기] 'ACL 탈락' 수원,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
입력 : 2015.05.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1차전 수비 실수로 인해 실점을 많이 한 것이 빌미가 됐다.” -서정원 감독

이번에도 무실점은 없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가시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수원은 승리를 거뒀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먼저 2골을 넣으며 희망을 이어가던 수원은 후반 중반 실점을 허용하며 FA컵에 이어 ACL에서도 탈락하고 말았다. 1차전 패배를 통해 준비했던 수원의 전술적 변화 역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엔 효과를 본 양상민 카드

1차전을 통해 드러난 가시와 축구의 특징은 기본에 충실한 전술이었다. ‘공격은 넓게 수비는 좁게’로 통용되는 방식이 그것이다. 수원 홈에서 열린 지난 경기에서 가시와는 운동장을 넓게 쓰며 수원의 좌우 측면을 집중적으로 괴롭혔다. 수원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하는 데 성공한 가시와는 결국 원정에서 3골을 넣으며 승리까지 챙겨갔다. 이미 예견됐던 것처럼 2차전의 화두는 수원이 상대의 측면 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다득점에 성공할 수 있는 가였다.

1차전과 비교해 가장 눈여겨 봐야할 점은 포백의 변화였다. 양상민-구자룡-조성진-오범석으로 구성된 수원의 수비진 중 지난 1차전과 같은 포지션에 선발 출전한 선수는 없었다. 2경기 연속 경기에 나선 오범석과 양상민은 지난 홈경기에서 각각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의 임무를 부여 받았었다. 특히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양상민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경기였다. 1차전에 선발 출전한 홍철은 상대 공격수 크리스티아노의 경합과정에서 자주 어려움을 겪었다. 적극적인 공격가담에 비해 배후침투와 몸싸움에 취약점을 드러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측면수비가 흔들리자 중앙수비수로 출전했던 양상민 역시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며 자신의 장점인 긴 패스 연결도 잘 보여주지 못했다.

다득점이 필요한 2차전임에도 서정원 감독은 공격 재능이 뛰어난 홍철을 과감히 제외하고 양상민 카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양상민은 상대 공격수와의 적극적인 경합과정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몇 차례 김창수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경기에 비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주로 오른쪽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가시와의 공격패턴에 대비한 서정원 감독의 맞춤형 선수기용이었다.

양상민은 주로 무게 중심을 아래에 놓고 상대 공격에 대비했다. 풀백들의 공격 가담 시 배후 공간을 파고드는 데 능한 가시와의 공격 작업에 대비한 의도적인 움직임이었다. 공격과정에서 공을 소유하면 자신의 장점인 크로스를 통해 반 박자 빠른 연결을 시도했다. 전반 26분 정대세의 선제골 장면 역시 양상민의 정확한 패스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코너킥에 이은 구자룡의 추가골 장면에서도 양상민의 간접적인 활약이 있었다. 후반 8분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양상민은 전방을 향해 긴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받은 서정진의 돌파가 상대에 가로막혔지만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결국 두 골 모두 양상민이 시발점 역할을 한 셈이다.

악재에도 자신들의 축구를 펼친 수원

전반 6분 만에 변수가 발생했다. 김창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염기훈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5분 넘게 밖에서 치료를 받은 염기훈은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1분 만에 다시 아웃되며 아쉬움을 더했다. 수원으로서는 치명적인 악재였다.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공격 과정에서는 정대세, 염기훈, 이상호가 쓰리톱 형태로 공격을 펼치던 수원은 재빨리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정대세와 이상호가 상황에 따라 투톱의 움직임을 가져가며 전방압박을 통해 가시와의 장점인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1차전에 비해 상대 진영에서 볼을 탈취하는 장면이 많았던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수원의 응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수원이 주로 쓰는 전술적 특징은 좌우 풀백이 적극적으로 올라가 공격과정에 가담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드필더 중 한명이 내려와 중앙수비수와 스리백의 형태를 갖추는 장면이 잦다. 그러나 이 날 경기에서는 좌우 풀백의 공격가담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유독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염기훈의 부상으로 인해 포메이션 변화가 불가피했던 점도 있었지만 수비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공격을 펼치려는 계획된 전술이었다. 2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가던 후반 20분, 순간 스위칭을 통해 왼쪽 측면을 파고든 가시와 공격수들을 놓치며 실점을 내준 장면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변화를 통한 재발견, 터닝 포인트가 될까?

1차전에서 양상민이 위치했던 중앙수비수 자리에는 수원 유스 출신(매탄고) 구자룡이 출전했다. 지난 시즌 7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구자룡은 올 시즌 베이징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와 리그 11라운드 제주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 날 경기의 무게감으로 인해 구자룡의 선발출전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서정원 감독은 제공권과 대인마크에 능한 구자룡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자룡은 폭 넓은 수비범위를 보임과 동시에 후반 20분 혼전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추가골까지 성공시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춘 조성진과 함께 상대 공격수 레안드로를 적극적으로 밀착 마크했다. 공을 받으러 내려가는 레안드로를 끈질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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