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시선집중] 반복되는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설, 현실성은?
입력 : 2015.05.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의 아스널 이적설이 또 다시 등장했다. 이미 지난 2012년과 지난해 아스널로부터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기성용은 올 시즌 맹활약하며 또 다시 아스널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28일 ‘자체 이적코너’를 통해 “스카이 스포츠의 자체 소식통에 의하면 아스널은 스완지 미드필더 기성용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 스포츠의 보도가 나온 직후 웨일스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를 비롯한 영국 다수의 매체들이 기성용의 이적 소식을 전했다.

▲ '빗발친'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설, 이번이 처음 아니다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셀틱에서 뛰고 있을 당시 2012 런던 올림픽 대표팀으로 활약한 기성용은 한국의 역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당시 아스널은 올림픽 기간 동안 수석 스카우트인 스티브 로울리를 파견했고 로울리는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 기성용을 적극 추천한 바 있다. 하지만 기성용은 출전 기회와 구단 비전을 제시하며 접근한 스완지로 이적해 3번째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년 뒤인 지난해 선덜랜드 임대 이적 후 또 다시 아스널의 관심이 기사화됐다. 당시 기성용은 스완지에서의 입지가 불안한 상태였고 애스턴 빌라 입단설까지 나왔던 상황. 영국 다수 매체들은 아스널이 기성용에게 입단 제의를 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고 기성용은 스완지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사실 기성용에 대한 빅클럽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였다. 기본적으로 패싱 능력과 뛰어난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주면서 꾸준함이 강점이었던 기성용이 올 시즌 득점력까지 끌어올리며 EPL 8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리버풀이 기성용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 성사 가능성과 주전 경쟁 전망은?

이번에 기성용의 아스널 이적을 보도한 매체가 영국 내에서 공신력 있는 ‘스카이 스포츠’인 것을 감안한다면 신뢰도는 높은 편이다. 문제는 기성용이 지난해 스완지와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점과 출전 기회를 가장 중요시하는 선수 본인의 의지이 이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선 짧은 패스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기성용과 아스널의 궁합은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EPL 내에서도 패스 성공률 최상위권에 위치한 기성용은 득점력까지 탑재하며 벵거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성용의 의지와 양 구단의 이적료 협상이 타결된다면 경기에서 뛰는 것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아스널이 오래 전부터 모르간 슈나이덜린 등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에 혈안이 됐다는 점은 더 이상 숨길 일이 아니었다.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벵거 감독이 새로운 미드필더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예측이었다. 아스널에는 아론 램지, 잭 윌셔, 산티 카솔라 등 공격성이 강한 미드필더들이 있었지만 미켈 아르테타, 아부 디아비, 마티유 플라미니 등 수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 노쇠화 문제를 겪으며 올 시즌 아스널의 EPL 우승을 어렵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거액을 주고서라도 슈나이덜린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영입하려고 했던 벵거 감독은 시즌 도중 프란시스 코클랭이라는 보석 같은 재능을 찾았다. 기동력, 수비력, 투쟁심까지 갖춘 코클랭의 존재는 아스널이 후반기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아스널은 굳이 거액의 이적료를 쥐어주며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는데 미온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슈나이덜린, 아르투로 비달 등 중앙 미드필더들과 연결되긴 했지만 코클랭의 등장으로 중원 강화에 성공한 아스널은 이적료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커졌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볼 때 주축 공격수 윌프리드 보니를 3,000만 파운드(약 508억 원)로 이적시킨 수완을 보여준 스완지와의 협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스완지 입장에서는 올 시즌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기성용을 이적시킬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아스널이 예상을 뛰어넘는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는 이상 이적은 힘들어 보인다.

▲ ‘현실적’인 기성용, 아스널서 출전시간 보장 가능?



사실 구단 간의 이적료 협상도 중요하지만 기성용의 아스널행을 거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성용 본인의 의지다. 기성용은 지난 22일 시즌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빅클럽 이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미 과거부터 “내가 많이 뛸 수 있는 곳이 빅클럽”이라고 외쳤던 기성용의 입장은 그대로였다.

기성용은 “팀을 옮겨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많은 분들이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해야 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그런 팀에 가서 경기에 꾸준히 뛰기가 쉽지 않다”면서 빅클럽 이적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이어 “축구 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와 같은 무대에서 뛰는 것을 꿈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큰 무대에서 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 현실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기성용 역시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기성용의 말처럼 아스널로 이적하더라도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올 시즌 후반기 코클랭, 램지, 카솔라가 입지를 굳혔고 윌셔도 복귀전서 대단한 활약을 보임에 따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게다가 부상으로 고생한 아르테타, 플라미니, 디아비가 다음 시즌에도 아스널서 뛸 경우 ‘제2의 박주영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따라서 기성용이 아스널로부터 받고 있는 관심은 기분 좋게 받아들여야겠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입장처럼 모든 결정은 조심스럽게 내릴 필요가 있다.

사진= 스포탈코리아 DB,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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