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서울 이랜드, 시설관리사업소 불통 행정에 홈경기 피해
입력 : 2015.05.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성진 기자= “홈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 이랜드 FC 관계자가 답답한 속내로 반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30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서울 이랜드와 수원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12라운드가 열렸다. 그런데 서울 이랜드는 이전과 달리 홈경기 개최 준비가 어수선했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한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사운드홀릭 페스티벌 콘서트가 원인이었다.

#장면 1.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 들어서려면 호돌이 광장을 지나 경기장 남측 구역으로 진입해야 한다. 그런데 광장 입구에는 서울 이랜드와 관련 없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입구 앞에는 차량 수십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장면 2.
경기장 서측은 양팀 선수단 및 VIP, 미디어 등이 출입한다. 그런데 이날은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연 입장을 위한 동선 마련이었다. 진입을 못한 선수단 버스는 화물 등을 옮길 때 이용하는 남측 차량 게이트를 이용해 경기장에 들어섰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및 주위 체육 시설은 서울특별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관리, 운영한다. 그런데 사업소에서 앞뒤 생각을 하지 않고 행사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이미 몇 달 전에 예정되어 있던 서울 이랜드의 홈경기 개최에 피해를 줬다.

이날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주위는 축구, 야구, 공연을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주차장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 보니 일부 관람객이 차량이 진입하면 안 되는 경기장 입구 통행로에 무단으로 주차했다. 일부 관람객은 서울 이랜드의 티켓 부스 앞에 주차하는 몰지각한 행동도 했다.



서울 이랜드는 직원이 광장에 머물며 무단 주차와 차량과 관람객의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서 대기했다. 이것만이라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공연 개최로 인해 서울 이랜드의 홈 경기 개최 동선이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콘서트 주최 측은 개최에 앞서 사업소에 행사 동선을 통보했다. 사업소는 이를 수용하면서 서울 이랜드에 알리지 않았다. 서울 이랜드 홈경기가 열릴 준비를 하고 있는 마당에 동시간 대 행사가 겹치면 안전 사고의 위험도 있다. 하지만 사업소는 행사 전날인 29일까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29일 낮 콘서트 주최 측에서 공연 동선을 위해 서울 이랜드에 통보했다. 처음 통보한 것은 W석 진입 통로 및 광장 전체를 사용하겠다는 것. 서울 이랜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밤 늦게까지 협의한 끝에 광장 일부에 콘서트를 위한 부스를 설치하고 진입로는 절반씩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측 입구는 결국 협의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콘서트가 서측 앞에서도 진행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서울 이랜드는 답답함을 토로하지도 못하고 다른 게이트를 임시로 이용해 출입했다. 사전에 통보가 되지 않은 관계로 경기장을 찾은 이들도 어리둥절했다.



물론 사업소가 서울 이랜드에 도움을 준 부분도 있다. 지난 24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한 면세점의 창립 콘서트가 열렸다. 이로 인해 잔디가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사업소는 좋은 경기를 위해 잔디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고 콘서트의 흔적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복구했다.

하지만 잔디 못지 않게 중요한 행사의 동선 구성을 원활히 하지 못했다. 2~3일 전에만 삼자가 협의를 했다면 서로 피해를 주지 않고 원활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여기는 잠실올림픽주행사장이 아니다”라며 꼬집은 뒤 “체육 행사가 우선이어야 한다. 사업소 이름에 왜 체육이 들어가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이날 양팀 선수들은 보조경기장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를 들으며 워밍업을 했고 경기에 임했다. 서울 이랜드 마틴 레니 감독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활성화된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하부리그의 경우 경기 중 음악을 트는 경우가 있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다. 기왕에 음악을 트는 것이면 좋은 음악을 틀어줬으면 한다”며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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