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 와이드] ‘역사’로 기록될 토티와 부폰의 만남
입력 : 2015.08.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는 3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인 유벤투스와 AS 로마의 리그 2라운드가 펼쳐진다. 양 팀은 각각 지난 시즌 리그에서 1,2위를 차지했던 팀으로 사실상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 할 수 있다.

두팀의 경기에는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가 숨어있다. 그것은 바로 유벤투스의 수호신 잔루이지 부폰(37)과 로마의 황제 프란체스코 토티(38)의 만남이다.

얼마 남지 않은 두 ‘영웅’의 만남

두 선수는 각각 클럽과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영웅’이다. 두 선수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세계 최정상의 반열에 올랐고 이젠 축구인생 막바지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

두 선수의 현재 몸 상태와 기량으로 은퇴를 생각하는 것은 이르지만 세월을 거스를 순 없는 법. ‘볼혹’을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선수로서 활약할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토티, 로마 그 자체

이탈리아 축구계에선 유벤투스의 10번은 아주리 군단의 10번이란 공식이 통용됐다. 하지만 토티는 그 공식을 깬 인물이다. 로마 소속이지만 당당히 국가대표팀에서도 10번을 달고 뛰었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토티는 2000/2001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세계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라는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이 때 우승이 그의 마지막 리그 우승이다. 토티가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원했다면 충분히 거취를 옮겨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토티는 로마를 떠나지 않았다.

토티는 선수 생활 내내 오로지 로마에 헌신했다. 토티는 로마의 ‘왕자’에서 ‘황제’로 이젠 로마 '그 자체'다. 출중한 기량 외에 토티의 이런 강직한 충성심이 그를 로마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부폰, 21세기 유벤투스의 산증인

파르마 선수였던 부폰은 2001년 유벤투스에 입단한다. 그가 기록했던 3,300만 파운드(약 598억 원)의 이적료는 역대 골키퍼 최대 이적료로 그 기록은 14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부폰은 21세기 유벤투스의 모든 것이다. 부폰은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두 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경험했으며 수많은 리그와 리그 컵 우승의 중심에 있었다.

심지어 승부조작 파문으로 팀이 강등됐던 암흑기에도 부폰은 파벨 네드베드(43),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40) 같은 동료들과 함께 팀을 지켰다.


월드컵의 아픔, 월드컵으로 해소하다

두 선수가 같은 클럽으로 활동한 경험은 없다. 다만 두 선수는 국가대표 동료로 오랜 기간을 함께 했다. 두 선수가 팀의 중심으로 처음 나선 메이저 대회는 2002 한일 월드컵이다.

이탈리아는 당시 토티와 부폰을 필두로 델 피에로, 파울로 말디니(47), 크리스티안 비에리(42)같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자연히 그들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혔다. 하지만 16강전에서 개최국 대한민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행히 아픔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선수는 다음 대회인 2006 독일 월드컵에 ‘절치부심’하며 출전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특유의 단단한 수비력과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바탕으로 지네딘 지단(43)과 티에리 앙리(38)가 버텼던 프랑스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서서히 전설 속으로 향하는 두 영웅

두 영웅은 그 후 각자의 위치에서 건재함을 과시해 왔다. 토티의 경우 국가대표보단 클럽 로마에 헌신했으며 부폰은 클럽과 국가대표 모두에 보탬이 됐다.

지난 2014/2015시즌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세웠지만 아직 세리에A가 반등하려면 더 많은 성과물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젠 유럽 축구 중심에서 다소간 거리가 있는 이탈리아 리그지만 두 영웅은 불평 없이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살아있는 두 전설들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토티가 차고 부폰이 막는 역사로 기록 될 그들의 대결을 만끽해보자.

글=김다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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