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대 포커스] 성공적 신태용의 테스트, 해외파 7인 7색 활약
입력 : 2015.10.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화성] 신명기 기자= 슈팅 21, 파울 27, 경고 4. 친선전임에도 아주 적극적이고 격렬한 경기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태용호가 호주와의 평가전서 보여준 모습이다. 특히 이러한 기록과 경기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들의 진가를 보여주길 원했던 해외파 선수들의 승부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9일 오후 5시 10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경기종합타운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 평가전서 2-0 완승을 거뒀다. 신태용호는 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 등 그간 주축이 됐던 선수들이 없었음에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신태용호의 화두는 단연 해외파들의 활약 여부였다. 이미 경기 전부터 신태용 감독은 이번 호주전 목표가 그간 확인하지 못했던 황희찬(FC 리퍼링), 지언학(알코르콘) 등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 명문팀 레버쿠젠서 활약했던 류승우에 집중된 경기 전 관심은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준 다른 선수들에게도 분산될 수 있었다.

이들은 신태용 감독과 전문가들의 기대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전망을 밝혔다. 맹활약을 펼친 황희찬과 골맛을 본 지언학 등 테스트를 받은 해외파들의 활약은 어땠을까.

황희찬(79분-1도움)-박인혁(79분)


호주전서 어느 누구보다 가장 큰 소득을 얻었던 것은 황희찬이었다. 루이스 수아레스를 닮고 싶다던 그는 사실 포항과의 계약 문제로 논란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실력 만으로 평가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낸 신태용 감독으로 인해 올림픽대표팀서 첫 출전을 할 수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황희찬은 기대 이상의 ‘물건’이었다. 박인혁과 함께 투톱을 이룬 그는 한 눈에 봐도 물이 오른 피지컬 능력과 스피드, 기술이 어우러진 그는 한국 축구가 원하던 공격수의 유형이었다. 신장이 177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겉으로 풍겨 나오는 아우라는 그가 피지컬적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게 했다.

황희찬이 이날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도움 1개였다. 하지만 이는 그의 활약을 온전히 설명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영리한 움직임과 상대 마크맨을 바깥으로 끌어낸 뒤 과감하고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하는 장면은 놀랍기도 하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짜릿하게 만들었다. 측면을 붕괴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수아레스의 그것과 유사했다.

체격 좋은 호주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그의 탄력과 연계 능력은 향후 A대표팀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황희찬의 플레이 중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승부욕이었다. 그는 쉴 새 없이 경기장을 누볐고 적극적인 태클을 아끼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됐던 공격수가 팀에 도움이 된 건 당연했다.

황희찬에 밀려 큰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박인혁(FSV 프랑크푸르트) 역시 가능성을 확인했다. 186cm의 장신 공격수인 그는 단단한 체격을 활용한 연계 능력, 돌아서는 장면까진 좋았지만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류승우(58분)-최경록(풀타임)-지언학(79분, 1골)



황희찬과 함께 신태용호의 공격진을 이끈 공격 2선 자원들의 활약도 단연 눈에 띄었다. 걸출한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을 후방에 배치한 채 공격적인 재능이 빛나는 류승우, 최경록(상파울리), 지언학이 좌우전후 공간을 활용하며 호주 수비진의 혼을 빼놓았다.

무엇보다도 황희찬-박인혁 투톱과 더불어 이 세 명이 보여준 압박과 패스 앤 무브먼트는 호주전서 앞선 경기력을 보였던 원동력이었다. 다소 거친 모습을 보이면서 평가전서는 다소 지나친 27개의 파울, 4차례 경고를 받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의욕과 압박 강도가 강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레버쿠젠의 류승우를 중심으로 한 공격은 인상적이었다. 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공을 탈취해낸 뒤 감행하는 역습은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단 2골 밖에 터지지 않았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팬들의 탄성은 끊이지 않았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활동량이 많은 이들의 활약이 컸기 때문이었다.

류승우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언학과 최경록의 플레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린 지언학은 윙어, 최전방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고 이날은 투톱 아래서 활약했다. 스페인에서 활약하는만큼 움직임과 패싱 능력 등 기술적인 면이 돋보였다.



상파울리서 활약 중인 최경록은 세 명 중 단연 돋보였다. 왼발잡이인 그는 신태용호의 공격 작업의 시발점으로서 퍼스트 터치와 무브먼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창의적이었고 공간 활용과 패스 공급 등 플레이메이킹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왼발 세트피스 키커로서의 면모도 선보이면서 신태용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 외에도 수비를 책임진 송주훈(미토 홀리호크)과 이찬동의 백업 역할을 한 김민태(센다이)도 승리에 공헌했다. 연제민(수원)과 함께 수비 라인을 책임진 송주훈과 김민태는 공격적인 전술의 신태용호가 취약점이 될 수 있었던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데 도움을 줬다.

결국 신태용 감독의 해외파 점검은 큰 소득으로 남게 됐다. 황희찬이라는 대형 유망주의 재발견과 그만의 공격 축구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가 됐기 때문이다. 향후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게 될 경우 긍정적인 경쟁 체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번 경기가 해외파 위주로 테스트가 진행되긴 했지만 연제민(수원), 심상민(서울), 이슬찬(전남), 이찬동(광주) 등 K리그 클래식서 활약 중인 선수들의 활약도 좋았다. 이들이 뒤에서 버텨주고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는 것도 무시 못할 부문이었다. 적절한 조화를 원하는 신태용 감독이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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