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수’가 자메이카전서 또다시 주효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 1주년 기념 경기로 치러진 경기인 만큼 더욱 뜻 깊은 승리다.

한국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 1주년 기념 경기로 치러진 자메이카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하면서 ‘플랜B’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선발 명단에 변화를 주겠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무실점 승리를 할 것”이라며 쿠웨이트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겠단 계획을 밝혔다. 평가전서 ‘플랜B’를 가동해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없음을 증명해보이겠단 심산이었다.

공표했던 대로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서 정성룡에게 문전을 맡겼고, 최전방은 황의조의 몫이 됐다. 지동원과 이재성도 오랜만에 선발 출전에 2선에서 공격을 도왔다. 가장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진 포지션은 수비다. 김창수와 김기희, 홍정호, 김진수 등 그동안 선발에서 배제돼 있던 선수들로 포백라인이 꽉 채워졌다.

‘플랜B’ 가동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우영과 오랜만에 중원에서 발을 맞춘 한국영은 적극적인 공수가담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재성도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폭넓게 활약하며 공격에 물꼬를 텄다. 정성룡도 전반 20분 한차례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면서 한국을 실점위기에서 구해냈다.



가장 빛을 발한 건 선제골의 주인공 지동원이었다. 간간이 왼쪽 측면으로 날카롭게 쇄도하던 지동원은 전반 35분 코너킥을 깔끔한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승리의 균형을 깼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동원은 후반 10분 문전에서 날렵한 움직임으로 커밍스의 반칙을 이끌어내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추가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질세라 황의조도 득점행진에 가세했다. 황의조는 후반 18분 지동원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히자 재차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결국 한국은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만에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한 지동원의 선제골에 기성용의 페널티킥 골, 황의조의 쐐기골까지 더하면서 A매치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진기록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누누이 강조했던 ‘원팀’이란 사실을 유감없이 증명해보인 슈틸리케호, 한층 다양해진 선택지 덕분에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