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16위 추락' 첼시, 무리뉴 경질 카드 꺼내들까?
입력 : 2015.11.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첼시가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또 다시 패했다. 일주일의 시간을 부여했던 첼시 수뇌부는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는 눈치다. 무리뉴라는 검증된 감독을 쉽게 내치지 못하고 있는 첼시는 일단 무리뉴 감독 경질시 데려올 감독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눈치다.

첼시는 8일 새벽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서 열린 2015/201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스토크 원정서 0-1로 패했다. 컵 대회 포함 5경기 1승에 그친 첼시(승점 11)는 EPL서도 최근 5경기서 1승 4패를 기록하며 16위로 추락했다.

그야말로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첼시다. 문제점을 수정해 조금씩 나아질 거라 생각한 첼시 수뇌부는 무리뉴 감독에게 일주일의 기회를 줬다. 디나모 키예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승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스토크전서 패해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비판의 중심에 섰던 이바노비치를 선발에서 제외했음에도 첼시의 문제점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 스토크전 패배, 무리뉴 책임론 확산
무리뉴 감독의 경질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옹호론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통제 실패, 공수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부진으로 그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물론 첼시가 키예프전서 승리했고 스토크전서 무리뉴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했다는 반론 역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징계를 받게 된 것 역시 무리뉴 자신이 필요 이상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었다. 팀이 어려울 때 지나친 발언으로 선수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내부를 결속시키고 외부 발언을 자제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리뉴 감독의 심리전은 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에 무리뉴 감독을 내쳐야 한다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레드냅은 스토크전 패배 이후 무리뉴 감독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시즌 12경기를 치른 첼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올 시즌은 무려 7패다.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면서 첼시의 심각한 부진을 지적했다.

그는 “무리뉴 감독은 이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져야한다. 에바 카네이로 팀닥터와의 문제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전서 전반 직후 존 테리를 교체 아웃시킨 것, 네마냐 마티치를 경기장 안팎에서 무시한 일, 에당 아자르의 경기력 문제 등 정말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다”면서 올 시즌 첼시의 부진 원인이 무리뉴 감독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무리뉴 감독의 북필요한 행동이 첼시를 끌어내리고 있고 계속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인 뒤 “무리뉴 감독의 명성 때문에 기회를 더 줘야 하겠지만 첼시는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현 상황은 걱정스럽다는 표현으로 부족할만큼 힘들어보인다”고 주장했다. 레드냅 뿐만 아니다. 많은 언론들이 오래 전부터 무리뉴 감독의 경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리뉴 감독 커리어 사상 최대 위기 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 감독 교체한 클럽들 사례, 무리뉴 경질의 판단요소?
▲ 레스터-리버풀은 성공 / 선덜랜드-애스턴 빌라는 ‘글쎄’...혼란의 첼시

불행하게도 매 시즌 감독 경질은 빠지지 않는 뉴스 중 하나다. 모든 팀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수 없고 잘하는 팀이 있다면 반대급부도 생기기 마련이다. 올 시즌 EPL에서는 시즌 시작 전 나이젤 피어슨 감독을 경질한 레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리버풀의 브랜던 로저스, 선덜랜드의 딕 아드보카트(사임), 애스턴 빌라의 팀 셔우드 감독이 씁쓸한 이별 통보를 들어야 했다.

이제는 스완지 시티의 게리 몽크,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과 함께 경질 1순위로 무리뉴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감독 경질이라는 결정이 무조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장담할 수 없기에 첼시 수뇌부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눈치다.



일단 경질 결정을 내린 클럽 중 레스터와 리버풀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교롭게도 전 첼시 감독이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레스터를 맡아 올 시즌 EPL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이미 바디, 마레즈 등을 잘 조련한 그는 레스터를 3위까지 올려놓았다.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둔 레스터다.

리버풀 역시 장고 끝에 로저스 감독을 내쳤다. 대신 유럽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인 위르겐 클롭 감독을 데려왔다. 전방에서의 압박과 활동량을 강조하는 그의 스타일은 순조롭게 녹아들고 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컵 대회 포함 6경기 무패(3승 3무)를 기록 중이다. 특히 첼시전 승리는 리버풀의 자신감을 극대화시켰다.

반면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선덜랜드와 애스턴 빌라는 감독 교체 이후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선임한 선덜랜드는 부임 이후 두 번째 경기인 뉴캐슬과의 ‘타인위어 더비’서 3-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희망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에버턴, 사우샘프턴에 연패를 당하며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빌라의 경우 셔우드 감독 경질 이후 올림피크 리옹 출신 레미 가르드 감독을 선임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곧장 반등할 거라는 예상을 하기는 쉽지 않다.

무리뉴 감독 경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첼시 역시 이들의 행보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일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롯해 카를로 안첼로티, 디에고 시메오네 등 유럽 내 최고 수준의 감독들이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 무리뉴 경질의 우선 조건, 마땅한 대체자는 있는가?
문제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 무리뉴 감독을 내칠만큼 매력적인 감독이 있느냐가 문제다. 레드냅은 적절한 대체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무리뉴 감독의 첼시 감독직을 유지시키고 있다면서 당장 경질 및 새로운 감독 선임이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첼시가 스토크전 패배 이후 무리뉴 감독의 대체자들과의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하면서 경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단 거론되고 있는 방안 중 내년 여름까지 단기간 팀을 지도하는 안이 눈에 띈다.



‘익스프레스’는 리버풀서 경질된 로저스 감독을 비롯해 첼시를 맡은 바 있는 거스 히딩크,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단기 감독 후보군에 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소속팀이 없는 안첼로티 감독은 단기 감독으로는 복귀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인 대안으로는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 디에고 시메오네(AT 마드리드),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대표팀), 파비오 카펠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경질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첼시도 리그 16위로 추락한 만큼 대안 찾기를 소홀히 할 수 없어 보인다.

문제는 첼시 수뇌부의 야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감독들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정말로 원하는 감독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카펠로 감독 정도만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형편이다. 첼시가 무리뉴 감독을 마음대로 내칠 수 없는 이유다.

일단 클롭과 라니에리 감독이 부진하던 팀을 바꾼 사례가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우승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첼시는 조만간 감독 교체 혹은 완전한 신뢰 등 방침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끝을 모르는 첼시의 부진으로 인해 무리뉴 감독의 두 번째 EPL 도전은 씁쓸한 실패로 기울어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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