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포] 박지성의 EPL에서 백승호의 라리가로
입력 : 2015.11.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어떤 라운드에서 가장 돋보였는가 하는 행복한 고민까지 안게 됐다. 이처럼 많은 샛별들이 유럽 무대에 대한 꿈을 키우고 목표를 이룬 것은 ‘개척자’ 박지성의 영향이 컸다.

:: 2005년 이후, 박지성의 EPL

2005년 7월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박지성이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것. 그 당시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던 시절이었고, 전 세계에서 이름 값을 떨치는 선수들이 즐비했던 맨유였다. 영입 소식이 알려지자 대다수의 언론들은 박지성의 영입을 ‘상업적 수단’으로 바라봤지만, 이후 박지성이 맨유에서 보여준 활약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박지성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통산 일곱 시즌 동안 204경기에 출전해 총 5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기록지에서 드러나지 않은 박지성의 헌신은 현역 은퇴 '앰버서더'라는 명예로 되돌아왔다. 또한 최근 레전드매치 명단에 포함되며 자신의 클래스를 여전히 입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지성의 맨유 입단과 활약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하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많은 한국 선수들이 EPL 무대에 진출했고, EPL은 국내 축구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리그가 됐다.

:: 2010년 이후,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2010년대 이후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분데스리가까지 확장됐다. 2010년 10월 31일,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데뷔전이 열렸다. 18살의 나이로,쾰른과의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 데뷔전에 나선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팬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히 데뷔골까지 터트렸다. 손흥민의 등장은 차두리(2002년~2009년)와 이영표(2008년~2009년)가 독일에서 활약할 때보다도 더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13경기 3골이라는 준수한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어린 공격수는 “박지성 이후로 역대급 재능이 나타났다” 는 국내언론의 찬사와 동시에 독일 신문 1면을 ‘손세이셔널’로 장식했다. 손흥민의 데뷔 이후 2011년 구자철의 볼프스부르크의 입단이 이뤄졌고, 지동원, 박주호, 홍정호, 김진수, 류승우 등의 선수들이 독일로 입성하면서 주말 저녁 박지성의 빈자리는 대한민국의 분데스리거들로 대체됐다.

:: EPL과 분데스, 그 경계를 넘어

2015년 8월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은 EPL이 국내 축구팬들에게 재조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을 포함해 영국에서만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약한 기성용도 중요한 토대가 됐다. 현재 EPL에 3명(손흥민, 기성용, 이청용)의 선수가, 분데스리가에는 총 6명(구자철, 박주호, 지동원, 홍정호, 김진수, 류승우)의 선수가 활약 중인데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역대급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포르투갈 비토리아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석현준부터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황희찬까지. 이제는 한국 축구의 저력이 EPL과 분데스리가의 경계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 2016년 이후, 백승호의 라리가

한국 축구의 미래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노크하고 있다.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다. 2003년 이천수가 한국선수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한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하지만 내일을 밝다. 바르셀로나의 3인방 백승호-이승우-장결희가 대표적이다. 특히 백승호의 경우 최근 1군 훈련에 자주 합류하며 스페인 현지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FIFA의 징계로 내년 1월에야 출전이 가능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징계가 끝나는 대로 백승호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라리가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첫 주자는 백승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백승호의 1군 데뷔는 국내 축구팬들의 눈을 EPL에서 분데스로, 그리고 그 경계를 넘어, 이제는 라리가로 시선을 돌리기에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 축구의 새로운 혁명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글, 그래픽 = 노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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