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현장] 조덕제의 공격 축구, K리그 향한 메시지
입력 : 2015.1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신명기 기자= 예상대로 화끈했던 승부였다. 그것은 무승부만 거둬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이점을 갖고도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던 수원 FC의 조덕제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었다. 조덕제 감독은 시즌 내내 팬들이 좋아하는 공격축구, 골이 많이 나오는 재미있는 축구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보여주면서 K리그 팬들에게 즐거운 메시지를 보내줬다.

수원 FC는 2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준PO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양팀은 한 팀이 달아나면 끈질기게 쫓아가며 승리를 노렸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정규리그 성적이 높았던 수원 FC가 승격 PO에 진출하게 됐다.

▲ '수원 FC‘에 유리했던 규정에도 조덕제가 외친 ’공격, 또 공격‘
조덕제 감독은 K리그 챌린지 감독들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감독이다. 좀처럼 물러서는 법이 없다. 그는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생각을 가지고 항상 상대를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로 인해 이따금씩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챌린지 준PO와 승격 PO 경기를 한 경기씩 배정하면서 정규리그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쪽에 홈경기 및 무승부시 다음 라운드 진출이라는 이점을 줬다. 수원 FC는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며 4위였던 서울 이랜드보다 유리한 쪽에 서 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조덕제 감독 역시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전부터 조덕제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꺾을 생각이 없어보였다.

물론 그도 경기 시작과 함께 총공격만 외치진 않았다. 조덕제 감독은 “전반 초반 실점이 많았다. 그래서 전반 10분까지 수비에 무게를 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공격으로 나설 생각”이라며 나름대로 보완책을 가지고 나왔다. 그러면서도 조덕제 감독은 “비겨도 올라간다는 말을 선수들에게 전혀 하지 않았다. 빠른 시간 내로 득점하자는 것이 우리작전이었다”라고 밝혀 공격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중을 전했다.



그의 말대로 수원 FC는 이날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무식하게 공격을 한다는 느낌이 아닌 화려한 패스 플레이와 저돌적인 드리블, 조직력이 돋보인 부분 전술을 선보였다. 비록 수비적인 부분에서 불안감을 노출하긴 했지만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 관심 모은 ‘챌린지판 슈퍼매치’, 그래서 조덕제 감독에게 고맙다

사실 수원 FC가 보여준 경기력과 방향성은 K리그 무대에서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PO 등 단판 승부로 이어질수록 수비에 무게를 둔 채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는 팀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은 공격의 기조를 잃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홈경기를 찾아와준 팬들을 생각했다. 조덕제 감독은 “3-3 상황에서도 잠그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홈 팬들이 많이 와주셨고, 시작부터 비길 생각은 없었다. 끝까지 공격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K리그 챌린지 무대에 대한 관심은 아직 그리 크지 않다. 현재 여러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K리그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골이 많이 터졌던 이번 경기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줬다. 그래서 뜨겁게 치러진 이번 경기가 너무도 고마웠다.

준PO라는 치열한 단판 경기라는 특성 탓에 팬들 뿐만 아니라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악화된 날씨 탓에 아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지만 네이버 기준으로 2만 명에서 3만 명 사이의 팬들이 경기를 관전했다. 또한 조용했던 기자석 및 기자회견실은 취재진들로 북적이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고마웠다. 항상 관심이 모였을 때 실망을 줬던 터라 치열하게 전개된 이번 경기의 의미는 컸다. K리그 챌린지에서도 이렇게 수준 높은 경기력과 공격 축구,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었다. 올라가고 탈락하는 문제를 넘어서 양팀은 치열한 경기로 성공적인 준PO를 치렀다.

이제 수원 FC는 28일 대구 FC 원정을 떠나 경기를 치르게 된다. 조덕제 감독은 다시 한 번 공격적인 축구를 약속했다. 그는 “후반 중반까지 그런 상황이어도 밀어붙일 것이다. 후반 막판 되면 잠글 상황이 올 수 있겠지만, 2-1보다 3-1이 나으니까 최선의 공격이 수비이기에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다”라며 화끈한 승부를 예고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일어나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감사합니다. 많이 찾아와 주셔서..”라며 고개를 숙였다. 진심 어린 존중이 베여있는 인사말이었다. 직접 말을 전하진 못했지만 반대로 우리가 할 말이었다. “고맙습니다. 팬들 위한 경기 해주셔서”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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