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토트넘의 신(新) 철옹성, 메이드 인 벨기에
입력 : 2015.1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유례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맨체스터 이웃'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이다. 아스널은 잘 나가나 싶으면 약팀에 일격을 당한다. 토트넘 정도가 지난 시즌 TOP5들 중 유일하게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 중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TOP4 까지도 가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감독 교체라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끝내 TOP4 진입에 실패했다. 승부처에서 무너지며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6점 뒤진 5위에 만족해야 했다.

해리 케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발견한 공격진은 나쁘지 않았다. 물오른 기량을 자랑한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공격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실점을 내준 수비진이었다. 휴고 요리스의 선방쇼에도 불구하고 포백은 좀처럼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기록한 팀 실점은 총 53점이다. 13위권 팀들 중 가장 많은 실점 수다. 심지어 강등 당한 헐 시티(51실점), 번리(53실점)와 비슷한 수준이다. 토트넘 보다 많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레스터 시티(55실점), 뉴캐슬(63실점), 애스턴 빌라(57실점), 퀸즈 파크 레인저스(73 실점), 4개팀에 불과했다.

자연스레 토트넘의 여름 이적 시장 1차 목표는 수비 보강이 됐다. 그러나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마음 속에 점찍어 놓은 인물이 있있다. 바로 줄곧 지켜보던 사우샘프턴 소속의 토비 알더바이렐트(26)였다.

알더바이렐트는 센터백 뿐만 아니라 우측 풀백까지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나이는 한창이고 EPL 적응도 끝마쳤다. 여기에 벨기에 출신이라는 점도 큰 메리트가 됐다. 이미 토트넘 중앙 수비의 한 축은 알더바이렐트의 벨기에 대표팀 동료 얀 베르통언(28)이 지키고 있었다. 대표팀서 발을 맞춰온 만큼 호흡적인 측면은 크게 문제될 것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의 알더바이렐트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알더바이렐트와 베르통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을 포함해 리그 13경기 내내 토트넘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호흡은 두말할 것도 없고 공중볼 처리, 대인 방어, 빌드업 등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는 중이다. 경기당 평균 클리어링, 오프사이드 유도 횟수에서는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고 태클, 블락, 가로채기 등에서도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두 선수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 패배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6승 6무) 행진이다. 이는 구단 최다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안정된 수비가 주된 원동력인데, 리그 13경기서 단 11골만을 내주며 180도 달라진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토트넘은 주중 카라바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를 소화한 뒤 오는 주말 첼시와 런던 더비를 치른다. 이날 경기서 패하지 않을 경우 토트넘은 구단 사상 최다 무패 행진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첼시의 화력이 예전만 못한 반면 토트넘의 뒷문은 철옹성으로 변했다. 적어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벨기에 듀오 알더바이렐트와 베트롱언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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