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전가을·조소현의 멘토링, 꿈나무와 함께 손 잡고
입력 : 2015.1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x 에스이앰 제휴] 한재현= 한국여자축구의 중심에 서 있는 전가을과 조소현(28, 인천 현대제철)이 선수가 아닌 멘토로 변신해 어린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전가을과 조소현은 지난 5일 용인축구센터에 열린 원데이 힐링 클래스에 참가, 어린 꿈나무들과 축구로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원데이 힐링 클래스는 스포츠 마케팅 매니지먼트 회사인 식스 플랜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용인축구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했고, 무한도전으로 유명세 치른 명현지 셰프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동해 등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지난 11월 29일 호주와의 A매치를 마치고 휴식을 보내고 있는 전가을과 부상으로 재활 중인 조소현도 좋은 취지인 만큼 발벗고 나섰다. 올 시즌 월드컵, 동아시안컵 출전과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진 WK리그를 소화하느라 지친 몸을 회복하는 중이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즐겼던 시간이었기에 행복한 미소를 띠었다.




노하우 전수? 같이 놀자
클리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전 10시 30분. 70여명의 축구 꿈나무들이 용인축구센터 내 인조잔디구장에 모였다. 아이들은 4개 조로 나뉘어 패스, 드리블, 슈팅 등 축구 기본 기술을 지도 받았다.

조소현과 전가을은 패스와 드리블 지도를 맡았다. 두 선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지도 방식은 달랐다. 조소현은 친절한 선생님처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 참가자가 콘을 도는 드리블 연습에서 뒤쳐지자 “괜찮아. 천천히 해”라며 압박을 주지 않았다. 반면 전가을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드리블과 페인팅 장면에서 대충 하는 법 없이 진지하게 가르쳐줬다. 덕분에 아이들도 집중할 수 있었다.

드리블, 패스 클리닉이 끝나고 잠깐의 미니게임에 들어갔다. 팀은 전가을과 조소현으로 나뉘어졌고, 두 선수는 원래 포지션인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아닌 뒤에서 수비를 봤다. 어린 선수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줬고, 자기 편 아이들이 골을 넣으면 같이 기뻐했다.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동심을 돌아간 느낌이었다.



조소현,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클리닉과 점심식사 후 용인축구센터 내 강당에서 한 시간 동안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꿈나무들이 전가을과 조소현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사회를 맡은 김정남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 위원은 조소현에게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소현은 이에 “프랑스와의 월드컵 16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답했다. 당시 대한민국 여자 A대표팀은 프랑스에 0-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그는 “WK리그에서 뛰는 패한 날 보다 이기는 경기가 많았는데, 프랑스전에 패한 후 더 배우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했다”라며 뼈저린 프랑스전 기억을 되새겼다.

즉 조소현은 꿈나무들에게 당장 성적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축구를 즐기고 성장하기를 바랐다. 오랫동안 국제 대회 경험을 쌓으며 느낀 조소현의 애정 어린 조언이었다.

전가을은 축구 선수의 사회 적응 질문에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학창시절 때 공부를 못했다. 특수성을 가진 직업이나 대학을 갈 수 있는 등 사회에서 할 일은 있다. 부모님들께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선수들과 만남 기회 많아져야
최근 K리그는 다양한 지역 사회 활동은 꿈나무들은 물론 지역 내 학생들에게 축구를 전수하고 가르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남자 선수들은 이들과 함께 볼을 차고 조언을 받으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반면 여자 꿈나무들은 이런 기회가 사실상 많지 않다. 이날 참가했던 학부모는 “이번 클리닉이 없었으면 대한축구협회에 건의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라며 축구 클리닉 기회가 없었던 점에서 아쉬워했다.

비록 수도권에 있는 일부 여자 초등부 축구팀만 참가했지만, TV에서 보던 전가을, 조소현과 같이 뛰는 점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두 선수에게 축구를 배워서 좋아요. 국가대표 선수들이 공 차는 모습을 보니 색달랐고요. 완전 재미있었어요. 좋은 추억을 남긴 것 같아요”(엄세원, 장선우-우이초 6학년)

전가을도 “이런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과 같이 축구를 가르치는 건 처음이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정기적인 기회가 생기를 바랐다.

WK리그도 의식전환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본격적인 지역연고제 정착을 선언했고, 지난 여자월드컵 16강 붐을 이어가기 위해서 여자축구도 사회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여자 축구의 존재를 알리면서 어린 꿈나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구단, 지도자, 선수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축구 클리닉이 대한민국 여자축구에 던져준 작은 메시지가 아닐까?

글/사진(용인)=에스이앰 한재현 기자(http://sem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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